[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㉒‘인생 3기’는 ‘인생대학’에서...해외의 ‘고령친화도시’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㉒‘인생 3기’는 ‘인생대학’에서...해외의 ‘고령친화도시’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8.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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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어디에서 어떻게 노후를 보낼까’는 누구에게나 관심사다. 세계적으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필요성이 생겼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인구고령화에 따른 효과적 대응을 위해 2007년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y)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이어 2년 뒤 정보교류의 장인 국제네트워크를 발족했다.

최근 제주도가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시를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는 다섯 번째 가입도시다. 제주도는 노인인구비율이 14%로 고령사회다. 또 이미 일부 읍면 지역은 노인이 5명 중 1명인 초고령사회다. 제주도의 고령친화도시 합류는 적극적인 고령사회 대처의 시작이다. 

고령친화도시라고 하면 노인만을 위한 도시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고령친화‘에는 노인을 비롯한 모든 연령층이 포함된다. 고령친화도시란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하며 사회·경제적 참여가 자유로운 도시환경을 말한다. 미국 뉴욕시가 처음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한 이래 현재 37개국 500여개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고령친화도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상호 연관된 8개 분야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국제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고령친화도시들은 분야별로 각각 그들만의 짜임새 있는 모델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의 고령친화도시 해외사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먼저 노년의 식생활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이 들수록 신체기능이 약화돼 장을 보거나 식사준비가 어려워지고 영양공급이 제대로 안 돼 건강이 악화된다. 스위스 제네바에는 자원봉사자와 노인이 주 1회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어라운드 테이블’이 있다. 이를 통해 노인의 건강도 향상시키고 혼자 식사하는 노인의 사회적 고립감도 줄이는 것이다.  

다음으로 노인맞춤교통수단으로 프랑스 리옹의 인력거가 있는데 이는 노인의 근거리 이동을 편안하게 도와준다. 또 미국 브룩클린은 노인전용버스)를 운행한다. 주요노선은 노인들이 주로 가는 노인센터, 병원 등이다. 

시니어의 평생학습을 위한 영국 제3기 인생대학. U3A 홈페이지. 

여가를 위해서는 영국의 제3기 인생대학(University the Third Age, U3A)이 대표적이다. U3A는 일이나 가사에서 벗어나 인생 3기에 들어선 시니어의 평생학습장이다. 여기서는 누구나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Walker Rally' 행사. WHO 고령친화도시 홈페이지.

한편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노르웨이 오슬로는 ‘Walker Rally'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지팡이나 보행기 등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참가해 거리를 완주한다. 이런 형태의 이벤트를 통해 활기찬 노년을 보내게 하는 한편 노인의 활동장소나 기회가 부족하다는 인식의 계기를 마련한다. 

우리는 어떨가? 2013년 가입한 서울시는 1기(2013~2015)에 제 2인생 설계 지원, 맞춤형 일자리, 건강한 노후, 살기 편한 환경, 활기찬 여가문화, 존중과 세대통합의 6개 분야를 추진해왔다. 또 작년에 가입한 경기도 수원시는 세부실행방안에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놓고 저상버스도입과 건강증진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령친화도시임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고령친화도시는 가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실행이 중요하다. 따라서 고령친화도시를 위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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