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도 무지 더워요” 강아지 ‘열사병’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도 무지 더워요” 강아지 ‘열사병’ 주의보
  • 곽규만 전주 24시 올리몰스 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 승인 2017.08.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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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다. 필자가 있는 전주도 올해처럼 더웠던 적이 없던 것 같다.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달 5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가 1016명에 육박한다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무더위에 지치기는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특히 강아지는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는 유독 약한 동물이다. 강아지는 땀샘이 없어 체온이 상승했을 때 사람처럼 땀을 흘려 체온을 떨어뜨릴 수 없다. 대신 입을 벌려 헐떡이며 공기를 체내로 통하게 해 체온을 조절한다. 따라서 온도가 높고 환기가 되지 않는 장소에 있거나 더운 날씨에 자외선을 계속 쬐면 강아지의 체온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곽규만 전주 24시 올리몰스 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또 심한 운동으로 체온이 급격히 상승했을 때도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바로 고열 때문에 생기는 ‘열사병’이다. 이때 강아지의 체온을 빨리 내리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한다.

열사병을 의심할 수 있는 첫 번째 증상은 강아지의 체온이 순식간에 상승하거나 심한 빈 호흡(헐떡거림), 대량의 침을 흘리는 것이다. 또 직장 체온이 40~41℃로 상승하며 맥박이 빨라지고 입의 점막이 선홍색으로 변한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할 경우 피 섞인 구토, 설사, 경련을 일으키며 혈압이 저하되고 호흡부전이 발생한다. 결국 강아지는 쇼크 증상을 보이고 의식이 점점 없어지며 안구가 이상하게 움직이다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열사병이 발생했다면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가기 전 응급처치를 취해야한다. 먼저 강아지를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불가능하다면 창문을 여는 등 충분한 환기가 필요하다. 그 후 호스로 물을 뿌리거나 물에 적신 수건을 몸에 둘러 강아지의 체온을 내려야 한다.

입의 침을 닦아 호흡하기 쉽도록 해주고 물을 마시고 싶어 하면 조금씩 먹이도록 한다. 여기에 약간의 소금을 섞으면 손실된 염분도 돌아온다. 체온이 36~37℃가 될 때까지 계속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데 만일 경련이나 구토, 잇몸이 하얘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상당히 심각한 상태다. 이 상태는 뇌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응급처치 후 빨리 동물병원으로 데려와야 한다.

특히 비만인 강아지는 체지방이 많아 열을 잘 발산하지 못해 열사병에 취약하다. 퍼그, 시츄, 페키니즈, 불독 등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 강아지 역시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주둥이가 짧은 만큼 두부의 기도도 짧아 공기가 기도를 통과할 때 체온을 내리기가 다른 강아지에 비해 힘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당부하고 싶다. 요즘은 차 안에 강아지를 동반하고 외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차에 강아지를 두고 내리지 말자. 기온이 낮거나 응달이라고 해도 차량 온도는 순식간에 반려견이 열사병에 걸릴 온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에어컨을 켜 놓았다고도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차량의 에어컨은 원인도 없이 갑자기 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열사병은 치명적인 장기손상은 물론 후유증까지 부를 수 있다. 뜨거운 여름철 절대로 차에 강아지를 혼자 두지 않기를 수의사로서 두 번 세 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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