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치아골절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치아골절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 헬스경향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08.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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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것을 보게 되면 일단 냄새를 먼저 맡는다. 이후 발로 건드려보고 나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면 입으로 가져간다. 그중에는 먹어도 되는 음식도 있을 테고 먹지 말아야 할 물건 또는 물질도 있을 테지만 이미 호기심이 발동했다면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식으로 무지막지하게 물고 씹고 뜯어본다. 호기심이 왕성한 유년기에는 이런 행동이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난다.

한편으로는 뭐든 씹게 해줘야 스트레스도 풀어지고 이빨에도 좋다고 생각해 다른 동물의 뼈가 붙어있는 간식이나 딱딱한 장난감 등을 물고 장난치는 것을 독려하는 보호자도 있다. 하지만 동물들도 본래 이빨 강도보다 강한 것을 심하게 또는 자주 물게 되면 치아가 손상된다.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실제로 동물병원에 오는 개 중 약 16% 정도가 크고 작은 치아골절을 갖고 있다는 보고가 미국에서 발표된 적이 있었다. 필자 경험에 비춰보면 생각보다 많은 동물이 눈에 보이는 치아골절을 갖고 있었다. 또 겉으로 이상이 없어 보여도 치아 방사선검사를 해보면 이빨뿌리골절이나 미세골절이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일단 치아골절이 생기면 통증이 상당하다. 조그맣게 깨졌더라도 그 부위에 음식이 닿으면 시리고 찌릿한 느낌이 온다. 치아에 분포한 온도와 통증에 대한 감각은 사람이 느끼는 그것과 큰 차이가 없기에 동물들도 비슷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한쪽 치아에 유독 치석이 많이 끼어있다면 골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골절이 발생한 부위로는 아파서 잘 씹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찌꺼기가 다른 쪽 치아에 계속 쌓여 치석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치아가 부러졌다면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동물병원으로 바로 데리고 가야 한다. 경과된 시간에 따라 치료방법이나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치아도 사람의 치아와 비슷하게 법랑질(enamel), 상아질(dentin), 치수(pulp)의 3개층으로 구분되는데 치아가 부러졌지만 치수의 노출이 없다면 간단하게 레진 등을 이용해 수복할 수 있다.

신경과 혈관이 위치한 치수가 노출되면 치아 골절 면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이 경우 극심한 통증과 빠른 감염이 발생해 신속히 조치해야한다.

보호자는 통증완화와 감염예방을 위해 두 가지 치료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을 해야 한다. 바로 근관치료(신경치료)를 통해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과 기능을 포기하고 통증완화만을 위해 발치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어떤 치료가 더 좋다고는 할 수가 없다. 치아를 살릴 수 있다면 당연히 살려서 최대한 씹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좋지만 이후에는 관리라는 책임이 뒤따른다.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하고 나서도 관리를 잘해줄 수 있는 상황이나 환경이 아니라면 발치를 통해 통증을 아예 없애주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치아골절을 예방하는 것이다. 일단 동물의 입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는 씹어서 탈이 날 수 있는 물건은 놔두지 않아야한다. 간식이나 장난감 역시 이빨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키우는 반려동물이 유독 이빨이 약하다면 어떤 물건을 주기 전 손톱으로 한 번 찔러본다. 만일 손톱자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면 아예 주지 말아야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예방에 신경 쓰더라도 예기치 못한 사고는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반려동물의 치아건강을 계속 체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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