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생긴 충치, 유전일 수 있다고?
나도 모르게 생긴 충치, 유전일 수 있다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8.11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전’ 하면 보통 피부색이나 알레르기질환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충치도 유전과 관계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눈길을 끈다. 여기에 충치를 유전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의견까지 강하게 맞붙으면서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커졌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충치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충치에 취약한 치아를 물려받았더라도 평소 구강건강에 꼼꼼히 신경 쓴다면 얼마든지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충치도 유전이다?

충치는 보통 특정 음식과 청결하지 못한 구강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해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s)’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충치가 생길 수 있다.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단백질인 케라틴이 치아의 법랑질 상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케라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충치가 생기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연구팀은 이들의 치아 법랑질을 조사한 결과 경도가 약하고 깨지기 쉬운 이상조직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치아 모양 때문에 충치가 잘 생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어금니에는 음식물들을 씹고 갈기 위한 교두가 존재하는데 이는 편평한 모양이 아니라 위로 볼록하게 올라와 있는 골짜기 형태다. 만일 치아 모양 골이 깊고 좁으면 음식물이 잘 끼고 제거하기 어려워 충치가 생기기 쉽다.

노원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충치예방을 위해 아이의 첫 영구치가 나올 무렵 치아의 홈을 메워주는 실란트 치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충치는 유전이 아니다?

충치를 유전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충치는 오히려 사회 경제적 환경이나 생활습관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치과협회는 의료혜택을 누리기 힘든 일부 국가나 지역 사람들이 구강관리에 소홀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충치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개인의 생활습관도 충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평소 흡연을 하거나 당분 함량이 높은 식사를 주로 하면 세균이 살기 좋은 구강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충치가 잘 생길 수 있다.

침 분비량이 적은 사람도 충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침은 치아의 세균감염을 막는 면역기능을 담당하는데 침 분비량이 적은 사람은 이러한 자정작용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 역시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안 그래도 수면 중에는 침분비량이 줄어드는데 코를 골면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서 구강환경이 더욱 건조해져 충치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노원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충치에 취약한 치아를 물려받았어도 꼼꼼하게 치아관리를 한다면 충치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충치 발생여부는 유전적 요인보다는 생활습관이 더욱 중요하므로 평소 정기검진과 올바른 칫솔질로 구강건강과 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