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휴가 끝나고 화장실 가기 두렵다면?
여름철 휴가 끝나고 화장실 가기 두렵다면?
  • 장인선 기자·심현진 대학생인턴기자
  • 승인 2017.08.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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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휴가를 마치고 항문이 따끔거려 변을 보기 어렵다면 치질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 씨(33세)는 휴가를 다녀온 후부터 화장실 가기가 무섭다. 항문이 따끔거리고 아파서 변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괴로운 일상을 보내다가 결국 병원을 찾은 고 씨는 휴가철에 먹은 고지방음식과 장거리 운전 때문에 치핵증상이 심해져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여름휴가가 끝나고 나면 갑자기 항문질환이 생기거나 기존의 질환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평소 치질증상이 있던 사람의 경우 장거리 비행이나 운전할 때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여행지에서 배변습관이 달라지면 치질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치질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보자.

■휴가철의 복병, 치질

휴가철에는 비행기에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된다. 이때 신경조직이 많고 피부가 약한 항문이 평소보다 오래 압박 받는다. 항문 주변의 혈압이 올라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서서히 발병하던 치질증상이 확연히 드러난다.

게다가 여름휴가 중에는 평소보다 채소를 적게 먹고 기름진 육류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일상으로 복귀한 후에도 장의 운동성이 떨어진다. 대장의 운동성이 떨어져 대변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변이 단단해져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변비로 혹과 같은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탈출하는 치핵이 많이 생긴다.

또 차갑거나 기름진 음식 혹은 술을 먹어 설사가 잦아지면 항문 주위의 항문선이 세균에 오염돼 농양이 생길 수 있다. 농양을 방치하면 항문이 곪아 고름이 터지는 치루로 발전한다.

■치질도 다 같은 치질이 아니다…단계별 치질

치질은 증상에 따라 총 4기로 나뉜다. 초기인 1기에는 배변 시 피가 묻어 나온다. 혹과 같은 치핵이 튀어나왔다가 저절로 항문 속으로 다시 들어가면 2기로 볼 수 있다.

메디힐병원 유기원 부원장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치질 1기와 2기 단계에는 수술 없이 식이요법을 조절하거나 변 완화제 사용, 좌욕 등의 배변습관 교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초기 치질을 방치해 3기나 4기로 악화되면 항문이 가려운 항문소양증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을 방해하기 때문에 수술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질 문제되기 전 바로잡자

한 번 발병한 치질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이 중요하다. 만일 치질이 의심되면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피하고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맵고 짠 음식이나 고콜레스테롤 음식은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을 악화시킨다. 대개 변비를 항문질환의 원인으로 생각하는데 설사에 포함된 미처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도 항문과 항문점막을 손상시켜 치열이 생길 수 있다.

올바른 배변습관도 중요하다.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보는 습관은 치질 위험을 높인다. 변비증상이 있거나 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무리하게 배에 힘을 주거나 장시간 동안 앉아있지 말고 후에 변의가 느껴질 때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메디힐병원 유기원 부원장은 “많은 이들이 치질을 변비약이나 치질약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장을 자극하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치질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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