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 알고 보니 여름철 숨은 복병?
‘저혈압’ 알고 보니 여름철 숨은 복병?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8.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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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날씨 혈압에 영향, 고령층 특히 주의해야

여름철 몸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단연 고온다습한 날씨다. 하지만 건강 적신호를 불러오는 숨은 복병이 또 있다. ‘저혈압’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여름날씨는 겨울 못지않게 혈압에 영향을 준다. 높은 기온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이 혈액량을 감소시켜 혈압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서도(최근 5년간) 저혈압환자는 6~8월 사이에 가장 집중돼 나타났다. 의외의 복병, 저혈압. 고혈압만큼 위험한 것일까?

■저혈압도 고혈압처럼 치료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이 90mmHg 미만이면 저혈압으로 진단한다. 저혈압은 증상에 따라 치료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데 체질적으로 혈압이 낮은 본태성저혈압이거나 저혈압이 있어도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만 나타난다면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하지만 저혈압은 혈액량이 감소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이는 곧 우리 몸의 주요 장기가 적정량의 피를 공급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각 기관에서 필요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실신에서부터 심하면 사망이라는 심각한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편욱범 교수는 “최근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진 적이 있거나 호흡곤란, 가슴의 통증, 가슴 두근거림이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과다 출혈, 세균 감염,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등으로 인해 쇼크를 동반한 저혈압은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응급실에 방문하는 등 최대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혈압질환은 남성만 위험하다?

고혈압이 음주, 흡연을 많이 하는 남성에게 발생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혈압, 그중에서도 ‘기립성저혈압’은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우리 몸에서 다리 근육은 일어설 때 다리에 몰려있던 혈액을 위로 올려주는데 이 근육이 부족하면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때 머리가 핑 돌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립성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은 여성은 기립성저혈압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서도 지난해 저혈압환자 중 여성의 비율은 절반 이상(약 55%)을 차지했다.

여성들의 지나친 다이어트도 기립성저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편욱범 교수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근육과 체내 수분을 빼앗아 기립성저혈압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극단적인 식사와 무리한 운동은 삼가고 특히 여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립성저혈압을 자주 경험한다면 자리에서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고 일어났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면 5분 내외로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것이 좋다”며 “평소 까치발을 들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습관으로 하체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나이 들면 위험한 것은 고혈압뿐이다?

나이가 들면 으레 고혈압을 가장 걱정하기 마련하지만 노인들은 특히 여름철 저혈압에 주의해야한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량이 적어져 탈수와 혈류량감소 증상이 동시에 일어나 저혈압 발생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혈류량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기능도 떨어져 저혈압증상이 잦으며 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특히 근력이 약한 노년층은 저혈압으로 인해 낙상이나 골절과 같은 이차적인 피해가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 마셔도 괜찮을까?

저혈압 환자에게 지나친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높여 커피도 마시는 양을 조절해야 한다. 적당한 양은 하루 1~2잔 정도다. 이 정도 양은 혈압을 순간적으로만 상승시키고 이뇨작용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대부분 허용된다. 하지만 이 양으로도 저혈압증상이 나타난다면 줄이거나 아예 끊어야한다.

또 카페인은 이뇨작용으로 인해 저혈압의 발생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수분부족이 나타나기 쉬운 여름철에는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노인이나 심부전증환자에게는 여름철 이뇨작용을 촉진하는 커피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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