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취중범죄, 이젠 근절해야
“술김에~” 취중범죄, 이젠 근절해야
  • 장인선 기자·심현진 대학생인턴기자
  • 승인 2017.08.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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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10건 가운데 4건이 취중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을 떨어뜨려 분노를 표출시키고 충동적으로 범죄를 일으키게 한다.

지난 5일 술에 취해 아버지 동거녀를 흉기로 찔러 죽인 이 모씨(32)가 검거됐다. 이 씨는 동거녀와 함께 술 마시던 중 가정문제로 말다툼하다 결국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의 경우처럼 살인사건 10건 중 4건이 취중에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이 최근 발간한 ‘2016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검거된 살인범죄자 995명 가운데 390명(39.2%)이 범행 당시 ‘주취’상태였다.

또 얼마 전 누리꾼들의 분노를 일으켰던 양산 아파트 밧줄사건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조두순 사건, 김길태 사건 같은 강력범죄사건 모두 가해자가 음주상태였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음주상태에서는 비음주상태일 때보다 범죄발생위험이 약 9배 증가한다고 알려졌다”며 "알코올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을 마비시켜 충동적으로 범죄를 일으키고 평소 억눌렀던 분노를 표출시켜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국알코올과학회지에서도 음주수준이 높을수록 강력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증가하고 재범자가 초심자보다 문제 음주자 비율이 유의하게 높다고 밝혔다.

허 원장은 “취중범죄를 예방하려면 강력한 법적 처벌 외에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취중범죄 가해자의 문제 음주여부를 진단해 전문적인 알코올 치료와 재활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음주문제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살인이나 폭력 같은 사회차원의 강력범죄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술에 관대한 문화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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