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㉓ ‘인생은 런웨이’, 시니어 패셔니스타 꿈꾼다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㉓ ‘인생은 런웨이’, 시니어 패셔니스타 꿈꾼다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8.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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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화려한 패션쇼 런웨이는 이제 더 이상 젊은 모델만의 무대는 아니다. 올해 초 열린 런던패션위크에서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목을 집중시킨 무대가 있었다. 영국 패션디자이너 ‘시몬느 로차’의 런웨이에 50대 이상 모델들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날 그녀는 다양한 연령대의 모델을 기용해 전 세대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의상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50대~70대 사이의 모델이 등장했다. 이들은 젊은 시절 배우나 모델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그동안 젊은 모델만 런웨이에 섰던 패션쇼를 생각하면 파격적인 시도였다. 

패션쇼 런웨이를 걷는 50대 모델 세실리아 챈슬러. 시몬느 로차 홈페이지.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위크에 등장한 시니어모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72세의 시니어모델 ‘얀 데 비르누브’는 시몬느 로차의 무대뿐 아니라 다른 디자이너의 무대에도 등장했다. 그녀는 나이든 노인 역시 패션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시니어모델의 등장은 유명한 패션잡지나 글로벌 명품브랜드광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그’ 영국판의 100주년 기념화보에는 100세 할머니가 모델이었다. 최근 ‘보그’ 온라인판은 우리나라 70대 유튜브 스타인 ‘박막례’ 할머니의 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그에서 소개된 박막례 할머니. 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왜 세계적인 패션쇼나 유명 해외패션광고에서 이렇게 시니어모델이 대거 등장할까? 세계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시니어시장 공략을 위한 패션업계의 전략이라는 판단도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세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50년 16억명으로 총인구의 약 1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니어가 구매력 있는 소비자집단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이미 해외의 소셜미디어(SNS)에는 시니어 패셔니스타가 많다. 기존 시니어모델 외에 일반인도 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패션스타일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모델 활동이나 패션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여성시니어 스타일아이콘으로 미국의 ‘아이리스 아펠’이 있다. 그녀는 올해로 95세지만 명품 패션브랜드 모델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인테리어와 패션디자인 전문가인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는 커다란 안경과 화려한 액세서리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62만명에 이른다.

세계 최고령 패션아이콘 아이리스 아펠. 아이리스 아펠 인스타그램. 

남성 스타일아이콘으로는 단연 ‘닉 우스터’다.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자로 꼽히는 그는 올해로 57세다. 과감하게 믹스 매치한 패션과 앞머리를 위로 올려 젊어 보이는 헤어스타일이 특징이다. 나이 때문에 또는 남의 시선 때문에 입고 싶은 스타일을 포기한다면 닉 우스터의 패션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72만명을 넘어섰다. 

세계적 패션디렉터인 닉 우스터. 닉 우스터 인스타그램.

이런 시니어들의 패션이 해외사례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점차 시니어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외모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시니어들이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열린 패션쇼에서는 올해 91세인 최고령 모델 박양자 할머니가 화제였다. 더 놀라운 것은 81세에 모델로 데뷔했다는 사실이다. 박 할머니는 백세시대를 맞아 스스로 행복하기 위한 대비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앞으로 인터넷과 SNS이용률이 더 높아지면 자신만의 패션스타일을 공유하는 시니어도 늘어날 것이다. 노년에도 패션이 주는 즐거움을 계속 영위할 수 있는 고령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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