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침 너무 많이 흘리는 반려견, 뭐가 문제일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침 너무 많이 흘리는 반려견, 뭐가 문제일까
  •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 승인 2017.08.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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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베토벤’. 여기서 세인트 버나드(St. Bernard)는 처진 입술이 매력적이지만 침을 자주 흘리는 모습을 보인다.

품종에 따라 침을 잘 흘리는 신체조건을 가진 반려견도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침을 갑자기 많이 흘린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침은 반려견이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성분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흘린다면 질병신호일 수 있다.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반려견이 침을 갑자기 많이 흘린다면 다음과 같은 8가지 사항을 점검해야한다.

① 품종

: 블러드 하운드, 마스티프, 세인트 버나드 등의 품종은 윗입술이 아래로 축 처지는 신체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건강상의 이유 없이 침을 잘 흘리게 된다.

② 구강질환과 충치

: 반려견 이빨에 쌓인 치석이 입술 안쪽을 자극하면 침을 흘릴 수 있다. 만일 입 냄새와 침 흘림이 있다면 입술을 젖히고 이빨과 잇몸상태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빨에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형태의 치석이 있거나 잇몸이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출혈이 있다면 치과치료를 하고 매일 칫솔질을 해야한다. 치은염, 구강궤양, 종양도 검사해 구분해야 한다.

③ 열사병

: 퍼그, 보스턴 테리어, 복서, 불독과 같이 코가 짧은 단두종은 열사병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 단두종의 반려견은 다른 견종에 비해 비강이 좁아 호흡기질환이 많은 편이다. 체내 온도를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져 몸이 뜨거워졌을 때 열을 배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항상 신선하고 깨끗한 물을 줘야 하며 되도록 그늘진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매우 더운 날에는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특히 주차된 차에 반려견을 홀로 둬선 안 된다.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열사병이 의심되면 신속히 응급처치를 받아야한다.

④ 멀미와 불안감

: 차에 타는 유일한 시간이 동물병원에 가는 것이라면 반려견에게는 이것만으로도 긴장감을 줘 침을 흘릴 수 있다.

차 멀미와 불안증세를 보이는 반려견이라면 평소 조금씩 차 타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만일 차에서 내렸을 때 산책하거나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공간 같은 큰 보상을 둔다면 반려견이 차에 적응하기 더 쉬울 것이다. 또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반려견에게 적합한 멀미약을 처방받아 미리 투약한다면 편안하게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다.

⑤ 만성질환

: 간 및 신장질환으로도 침을 흘릴 수 있다. 사람과 같이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 만성 노령성 질환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고령의 반려견이 침을 흘린다면 수의사의 진찰을 통해 노령성 질환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일 반려견이 7년 이상의 노령동물이라면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자.

⑥ 독성식물의 섭취

: 튤립, 진달래, 국화와 같은 일반적인 식물은 반려견을 침 흘리게 할 뿐 아니라 심각한 중독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호기심 많은 어린 반려견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일 독성식물의 섭취가 의심되면 식물의 종류나 사진 등을 준비해 빨리 수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⑦ 복통 그리고 이물섭취

: 반려견은 어떤 것을 먹기 전 이것이 안전한 음식인지 생각하진 않는다. 호기심에 의해 생각지도 못한 것을 먹고 심한 복통과 함께 침을 흘리면서 동물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외부활동이 많아지고 씨앗이 있는 여름과일을 많이 먹는 요즘에는 특히 이러한 이유로 동물병원에 오는 반려견이 늘어난다. 또 이물섭취 외에도 소화기이상 등으로 심한 복통이 있는 경우에도 침을 흘릴 수 있다.

⑧ 상부 호흡기감염

: 침 흘림의 증상은 코, 목 또는 부비동감염이 있어도 나타날 수 있다. 다른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거나 보호소에 사는 반려견이라면 특히 더 위험하다. 호흡기질환에 걸린 반려견이 있다면 다른 동물과 격리하는 것이 좋다. 다른 동물을 다룰 때도 손을 잘 씻고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말 못 하는 반려견의 질병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반려견의 몸의 변화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반려견과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오래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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