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갑성선여포암이 수술 뒤에만 진단되는 이유
[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갑성선여포암이 수술 뒤에만 진단되는 이유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08.23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세 남성환자가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2cm 갑상선결절에 대해 수술을 권유받고 필자를 찾아왔다.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했는데 ‘여포성 종양’으로 나왔다며 암으로 진단된 것도 아닌데 꼭 수술해하는지, 수술밖에 방법이 없는지 궁금해 했다.
 

국내 갑상선암은 약 97%가 유두암이며 다음으로 흔한 것이 여포암으로 2%~3% 정도 차지한다.

갑상선암 진단방법으로는 조직검사와 세포검사가 있다. 조직검사는 수술 후 조직덩어리를 통해 실시하며 세포의 모양, 배열, 주변조직과의 관계 등을 확인해 정확하게 진단한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결절을 수술로 진단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세포검사는 가는 바늘을 이용해 결절에서 세포를 빼내 세포모양을 보는 검사다. 세포검사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갑상선암을 확진할 수 없고 확진은 조직검사로만 가능하다. 세포검사의 의미는 수술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데 있다.

그런데 갑상선유두암은 세포모양이 특이해 세포검사로도 상당히 정확하게 갑상선암을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암확률 70% 또는 99%라는 식으로 세포검사결과를 알려 줄 수 있다.

갑상선여포암은 세포모양이나 배열이 정상조직에 가깝기 때문에 진단이 매우 까다롭다. 여포암과 모양이 비슷하면서 암이 아닌 양성종양이 있는데 이를 여포선종이라고 한다. 여포암과 여포선종을 묶어 여포성 종양이라고 한다. 결절을 조직검사로 확인해 피막침범이 있으면 여포암으로, 없으면 여포선종으로 진단한다. 여포암은 피막침범 정도에 따라 저위험군인 최소침습여포암과 고위험군인 광범위침습여포암으로 나뉜다.

세포검사로는 피막침범을 확인할 수 없어 여포암과 여포선종을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다. 사실 수술로도 구별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세포검사에서 여포성 종양으로 나오면 수술을 통해 확인해야한다. 최종적으로 암으로 진단될 확률은 약 20%다. 그리 높지 않은 확률이지만 여포암은 유두암에 비해 예후가 조금 나쁘기 때문에 수술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술은 갑상선엽절제술(반절제)을 실시한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여포암으로 나오면 진단된 여포암의 상태에 따라 추가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상태가 심각해 재발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재발을 줄이기 위해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아 있는 정상갑상선이 치료를 방해하기 때문에 수술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모든 환자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포암은 진단을 위해, 또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 갑상선엽절제술을 두 번 해야 하는 암이다.

위 사례의 환자는 수술 후 갑상선여포암으로 진단받았다. 저위험군에 속하는 최소침습여포암으로 나와 방사성요오드치료가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시행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글 |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