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음주와 수면의 위험한 관계
[특별기고] 음주와 수면의 위험한 관계
  • 정동청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
  • 승인 2017.08.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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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 사람들을 괴롭히던 무더위가 조금씩 물러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더위 때문에 여름을 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특히 열대야로 인한 불면은 더위가 주는 역경 중 하나다.

특히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이면 시원한 맥주 한잔의 유혹이 강해진다.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쉽게 잠들기 위해 술을 찾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과연 안전하고 올바른 선택일까?  

정동청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

흔히 술을 마시면 알딸딸한 기운 때문에 더 쉽게 잠이 든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이다. 일찍 잠드는 대신 중간에 더 자주 깨 오히려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수면 후반부에 숙면하게 된다. 하지만 알코올은 이를 방해한다. 뇌파검사에서도 알코올은 학습과 기억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파수면을 감소시키고 인지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코올은 각성 시에 나타나는 뇌파를 수면 중에 증가시키고 신체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렘 수면 또한 차단한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시고 자면 일어나서도 계속 피로를 느끼게 된다.

수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논외로 두더라도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을 억제해 수면 중 소변을 더 많이 만든다. 결국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면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다. 아울러 소변을 많이 보게 되면 탈수로 인해 몸 속 전해질이 더 많이 빠져나가는데 이 역시 수면을 방해하고 다음날 피로감을 심하게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라면 더 위험하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심한 코골이로 인해 자는 동안 숨쉬는 것이 어려워지는 질병인데 알코올은 호흡을 억제하고 근육을 이완하는 효과가 있어 수면무호흡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등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에서도 음주 때문에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고 하니 술은 이래저래 수면의 적인 셈이다.

또 알코올은 내성이 쉽게 생겨 이것에 의존해 불면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알코올의존증을 부를 수 있다. 특히 우울증환자는 이런저런 걱정에 쉽게 잠들지 못해 알코올에 더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술로 잠을 청하는 날이 늘수록 우울증은 우울증대로 심해지고 알코올의존증까지 동반될 수 있다.

이제부터 잠이 오지 않을 때 시원한 맥주 한잔 대신 따뜻한 족욕이나 반신욕이 어떨까. 숙면을 위한 아주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정리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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