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백수오’ 끓여서 먹으면 안전하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백수오’ 끓여서 먹으면 안전하다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8.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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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의학계는 물론 온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던 ‘가짜 백수오’ 사태를 기억할 것이다.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라는 식물이 일부 혼입됐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 당시 해당 기업은 검찰조사를 받았고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2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식약처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에 대한 안전성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백수오가 주재료인 건강기능식품에는 의도했던 안 했던 간에 이엽우피소가 일부 사용됐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엽우피소(박주가리과, 우리말 없음, Cynanchum auriculatum Royle ex Wight)는 백수오(박주가리과, 큰조롱, Cynanchum wilfordii Hemsley)와 다른 종이다. 따라서 이엽우피소는 백수오로 대체 사용돼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한 내용은 벌써 본지 칼럼(2013년 10월 16일자)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식약처는 문제가 된 건강기능식품에 이엽우피소가 0.02% 혼입됐다고 했다. 1만분의 2의 양. 이 정도 양이라면 의도적인 혼입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사용된 양과는 무관하게 관심여부는 이엽우피소의 독성여부였다.

식약처는 이번 발표에서 이엽우피소는 독성이 있고 특히 분말형태는 저용량에서부터 고용량까지 암컷의 부신과 난소에 독성이 나타났으며 수컷에서는 간독성이 관찰됐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에 문제됐던 건강기능식품은 혼입량이 미량이고 추출물 형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역설적이게도 중국과 대만에서는 이엽우피소가 토종약초로 이름이 올라와있고 건강식품원료로 사용이 허가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독성여부를 떠나서 이엽우피소의 재배 및 유통 자체는 물론 건강(기능)식품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이엽우피소를 재배하는 농민들과 식품으로 유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하수오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백수오와는 전혀 다른 적하수오(마디풀과, 붉은조롱, Pleuropterus multiflorus Turcz)라는 식물이 있다. 적하수오는 익히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백수오보다 적하수오를 많이 사용하는데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꽤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하수오가 유통되고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식약처는 백수오도 ‘생으로 섭취할 경우 독성이 있다’고 했다. 백수오의 독성은 의외다. 그렇다고 생(生) 백수오가 독약으로 취급받을 일은 없다. 백수오의 독성여부보다 독성이 있는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식약처는 백수오를 열수추출(물에 끓여서 유효성분을 추출)한 경우는 독성이 없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당시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은 열수추출 과정을 거친 제품이었다.

식품으로 먹지만 고사리, 두릅, 토란, 도라지 등의 나물도 생으로 먹지 않고 찬물에 오랫동안 담가 두거나 끓는 물에 데친 후 말려서 먹는다. 부자, 초오 등의 한약재들도 수치과정을 거쳐 독성을 줄이거나 완전히 제거해 약으로 사용한다. 흔히 먹는 감자, 매실, 은행, 옻, 헛개나무 등도 독성이 강하지만 독성을 제거해서 먹는 현명한 방법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生) 백수오에 독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생으로 환이나 가루로 만들어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경우는 피해야하겠다. 단 시중에서 백수오를 말린 상태로 구한 경우 한의원에서 한약을 넣고 탕제를 만드는 식대로 물에 넣고 2시간 이상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 열수추출 과정이 일종의 독을 제거하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기능식품 제조사는 무엇보다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이것을 먹는 국민 역시 아무리 좋은 식품이나 약초라도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독이, 안전하게 섭취하면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약과 독은 양면성이 있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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