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줘서 못 보면 무조건? 우리가 몰랐던 ‘변비’의 다양한 얼굴
힘 줘서 못 보면 무조건? 우리가 몰랐던 ‘변비’의 다양한 얼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8.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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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 화장실에서 볼일까지 시원하게 봤다면 더없이 상쾌할 것이다. 실제 ‘웰변(well便·변을 잘 보는 일)’이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등록됐을 만큼 대변은 전신건강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결과에 따르면 변비환자는 최근 5년간(2010~2015년) 11.3%나 증가했다(2010년 55만3000명→2015년 61만5000명).

흔한 질환인 만큼 변비 관련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잘 판단해야한다. 또 변비는 의외로 종류가 여러 가지라 증상별로 알맞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변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공공의 적 변비. 올바른 대처법을 알고 있어야 만성변비악화는 물론, 항문질환, 장폐색 등 심각한 합병증도 막을 수 있다.  

■한번에 변 많이 봐도 변비라고요?

흔히 변비는 힘을 줘야 하거나 시원하게 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며칠에 한 번씩 변을 많이 보는 경우도 변비에 해당한다. 바로 ‘이완성변비’다.

이완성변비는 대장의 운동력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배변횟수가 주 3회 이하거나 한 번변을 볼 때 많은 양을 보는 것이 특징이다. 또 배변주기가 불규칙해 변이 장에 오래 머무르면서 부피가 작고 딱딱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팽팽해지는 느낌이 든다.

한편 힘을 줘도 변이 나오지 않는, 우리가 흔히 변비라 생각하는 증상은 ‘직장형변비’다. 직장형변비가 생기면 변이 잘 내려오다 갑자기 직장에 걸려 더 이상 내려오지 않게 되는데 심해지면 스스로 배변하기 어려워진다.

■변비 위험군이 따로 있나요?

변비는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생길 수 있지만 어린이와 노인, 여성은 특히 주의해야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5년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변비환자는 70대 이상 노인과 9세 이하 유소아가 전체 진료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환자가 남성에 비해 약 1.4배 정도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소아는 성인과 달리 급성변비가 많고 노인은 앓고 있는 질환이나 복용약, 섬유질·수분섭취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변비가 많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대장운동을 억제하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호르몬활동이 왕성해지는 임신기간이나 월경일 전까지는 변비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성변비, 심하면 장까지 막힐 수 있다고요?

노년기에 나타나는 변비는 또 하나의 강력한 위험신호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장폐색 등 각종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성변비의 원인은 다양하다. 항우울제나 항고혈압제성분 등 고령층이 잘 복용하는 약 성분은 장운동을 억제할 수 있어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나이 들면서 대장운동능력이 약해지는 것도 이유지만 요실금, 배뇨장애 등으로 물 마시기를 꺼리고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적게 먹는 식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노인성변비의 경우 통증이 거의 없어 단순 노화증상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다는 것이다. 만일 장에 오래 머문 변이 건조하고 딱딱해져 직장에 정체되면 대장이 막히는 ‘장폐색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 묵은 변이 직장에 계속 쌓이면 직장궤양에서부터 심한 경우 대장암까지 발생할 수 있어 빨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최정민 교수 “체중감소, 혈변, 빈혈, 발열, 가늘어진 대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니 대장암·염증성장질환의 과거력 및 가족력이 있는 경우, 50세 이상인 경우라면 속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비데, 잘못 쓰면 ‘독’ 될 수 있다고요?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데는 배변 후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다. 따라서 단지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을 위해 또는 변비해소를 위해 수압을 높여 항문을 자극한다면 매우 위험하다.

이미 변비로 인해 항문점막에 상처가 생겼다면 강한 물살로 인해 괄약근이 자극받아 통증이 심해진다. 치액환자의 경우 강한 수압으로 비데를 사용하면 항문에 경련이 일어나고 치핵주변의 혈관이 터져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변비 예방하는 5가지 생활습관

1. 변의가 생기면 참지 말고 바로 배변한다

2. 적당한 운동과 함께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만든다

3. 배변이 어려울 때에는 변기 앉은 발밑에 15cm 가량의 받침대를 받쳐 고관절을 굴곡시킴으로 변을 보기 쉽게 한다.

4. 하루 10잔 정도의 충분한 물을 마신다

5. 하루 20~30g 정도의 식이섬유소를 섭취한다. 단 섭취량이 지나치면 오히려 복통이나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서서히 양을 늘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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