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㉖ 나를 돌봐주는 똑똑한 집, ‘고령사회 스마트홈’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㉖ 나를 돌봐주는 똑똑한 집, ‘고령사회 스마트홈’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9.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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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 혼자 사는 김모 씨(73)의 집에는 다양한 종류의 센서가 부착돼 있다. 침대에 부착된 센서는 수면 중 호흡수, 심박수, 움직임 등을 모니터링한다. 또 화장실·거실센서는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기초정보를 수집하면서 응급상황 시 보호자에게 즉각 통보한다. 특히 목걸이형 센서는 낙상 시 119호출기능이 있어 더욱 안심이다. 

# 거동이 불편한 이모 씨(81)는 집안에서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 음성을 인식하는 스피커로 온도를 조절하고 조명을 끈다. 외출 시 가스밸브는 원격으로 제어하고 낯선 침입자가 감지되면 보안업체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매년 9월 열리는 유럽 최대의 국제가전전시회 IFA의 올해 대세는 ‘스마트홈’이다. 이제 스마트홈은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 연결에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다. 센서를 통해 말 한마디로 가전을 통제하는 시대가 됐다. 국내 한 대형전자회사는 2020년까지 모든 가전제품에 음성인식과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홈에서 낙상을 당하면 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119를 호출한다. 유튜브 리본실버케어.

위 사례처럼 스마트홈은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시장규모는 나날이 커져 지난해 12조5000억원 규모에서 2019년 23조4000억원으로 약 2배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스마트홈은 단순한 미래주택이 아니다. 스마트홈을 산업으로 확장하면 건설, 통신, 가전뿐 아니라 헬스케어분야까지 서로 협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에 이상이 생겨 가전제품 사용패턴이 평상시와 달라지면 이것이 데이터로 수집되고 의료기관에 통보된다. 고령사회에 그야말로 노인에게 필요한 주택이 아닐 수 없다. 

고령사회에서 스마트홈은 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첫째, 노인이 더 오랫동안 자기 집을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신체변화가 일어나고 시력이나 청력 같은 감각기능이 쇠퇴한다. 이로 인해 젊어서는 몰랐던 집안구조나 시설 때문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음성을 인식하고 가전을 움직이는 스마트홈 스피커. 아마존 홈페이지.

그러면서도 노인에게는 집이 장소 이상의 의미가 있어 이사나 노인전용시설보다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지내려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살던 장소는 친구나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막는다. 또 거주지가 바뀌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스마트홈을 통해 돌봄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감소시킨다. 인구고령화로 노인은 계속 늘어나는데 돌볼 사람은 부족해진다. 이때 스마트홈으로 일상생활을 지원하면 간병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노인의료비 지출을 감소시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년 상반기 진료비분석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총진료비는 13조5689억원으로 전체의 39.9%를 차지했다. 최근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병원보다는 집에서 관리하는 추세다. 따라서 스마트홈으로 미리 건강을 관리하면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까지 가세한 스마트홈은 계속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홈만으로 노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또 스마트홈기기들도 컴퓨터처럼 해킹대상이 될 수 있어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할 뿐 아니라 스마트홈환경은 고령자의 입장에서 이용하기 쉽게 개발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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