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건강도 ‘치아’가 좌우한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건강도 ‘치아’가 좌우한다?
  • 최영준 라라동물의료원 진료과장
  • 승인 2017.09.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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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로 불린다. 치아가 안 아파야 먹는 것도 잘 먹을 수 있다. 사실 치아는 별다른 통증이 없으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신체부위다. 하지만 일단 아프기 시작하면 통증이 매우 심하고 치료기간도 길어 치아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이는 반려동물에게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반려동물의 치아건강 관리법에 대해 살펴보자.

최영준 라라동물의료원 진료과장

치아건강이 안 좋아지는 첫 과정은 바로 플라크의 생성이다. 구강세균이 치아표면에 달라붙으면 플라크라고 하는 세균막이 형성된다. 여기에 타액과 무기질이 쌓이면 치석으로 굳어지게 되는 것이다. 플라크는 간단하게 칫솔을 사용해 제거할 수 있지만 일단 돌처럼 단단한 치석이 만들어지면 칫솔만으로는 제거하기 어렵다.

치석이 생기면 입냄새는 물론, 잇몸염증이 일어나고 치아뿌리가 상해 통증도 심하다. 구강점막에는 혈관이 매우 많이 발달해 있는데 잇몸염증은 세균의 혈관침투를 더욱 쉽게 만든다. 문제는 침입한 세균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며 전신에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 퍼듀(Purdue)대학교의 Larry Glickman 박사가 12만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없는 개 중 심장질환을 가진 비율은 오직 0.01%에 불과했지만 치주질환이 있는 개 중에서는 0.15%나 심장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과 심장질환에는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의미다.

치아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은 치석이 생기기 전 플라크를 제거하는 것이다.

플라크를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날마다 칫솔로 양치질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칫솔질이 힘들다면 치아표면을 닦는 효과가 있는 음식을 주거나 개껌, 기능성 약품 등을 사용해야한다. 치석예방효과가 있는 처방식사료도 있다.

이미 치석이 생겼다면 스케일링 치료를 해줘야 한다.

스케일링은 초음파 진동에너지를 이용해 단단하게 굳어진 치석을 깨서 제거하게 된다.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 잇몸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마취 때문에 스케일링을 꺼린다.

사람은 스케일링할 때 아파도 참거나 손을 살짝 들어 신호를 보내지만 반려동물은 그렇지 못하다. 마취는 안전한 스케일링 시술을 위해 불가피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여러 조치를 취한다. 마취 전 검사를 하고 적절한 수액처치와 마취 모니터링을 통해 부작용과 후유증이 생기지 않게 하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한 치아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한 번 잃어버린 치아건강은 되찾기 힘들다. 건강한 치아를 가졌다면 건강하게 지켜야 하고 문제가 있는 치아라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치료해야 한다.

지금 한 번 반려동물의 치아상태를 확인해보자. 만일 심한 상태라면 독한 입냄새에 숨쉬기 힘들 수도 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건강한 치아와 신선한 숨결을 선물하는 것은 비싼 옷을 사주는 것보다 훨씬 값진 일일 것이다. 반려동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 그리 어렵지 않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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