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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수컷의 중성화수술, 꼭 해야 하나요?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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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3  2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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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강아지든 고양이든 기초접종이 끝나고 나면 고민거리가 하나 생긴다. ‘중성화수술’이 바로 그것.

필자는 일반적으로 기초접종이 끝나면 항체가 충분히 만들어진 것을 확인한 후 보호자에게 중성화수술에 대해 설명한다. 중성화수술의 시기와 수술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 수술절차, 회복 기간 등을 간단하게 또는 상세하게 안내한다.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선택과 결정은 물론 보호자의 몫이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 당장 동물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것은 아니기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득 동물의 중성화수술에 대한 강의를 듣고 꽤나 큰 충격을 받았던 대학시절이 생각난다. 소, 돼지 등 고기를 얻기 위해 키우는 동물은 고기의 웅취(노린내)를 없애기 위해 수컷의 고환을 없앤다는 내용이었다. 동물에 대한 연민부터 인간의 이기심, 더 나아가 수의사로서의 올바른 길에 대한 것까지 나름 고민이 많았던 순수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중성화수술은 소, 돼지 등의 거세수술과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해야 한다. 일단 수술이 진행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컷에게 중성화수술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일단 필자는 동물에 대한 모든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아닌 동물을 위한 선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물의 본능인 영역표시(Marking)를 덜 하게 하고 ▲소변냄새를 역하지 않게 하며 ▲어떤 대상을 앞다리로 움켜잡고 허리를 격하게 흔드는 일명 ‘붕가붕가’(Mounting) 행위를 못하게 하는 등 보호자의 입장만 고려해 수술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이런 행동이나 상황은 보호자가 느끼기에 못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동물에 대한 관심과 교육으로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중성화수술을 했더라도 영역표시와 붕가붕가 행동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동물의 성향에 따라 수술했는데도 발기행동이 곧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중성화수술 후 예전 행동이 개선되지 않은 것을 보고 수술이 잘못 됐다며 격하게 항의하는 보호자들이 간혹 있다. 특히 개가 흥분하면 발기가 이뤄지면서 생식기 양옆으로 마치 개구리 볼 부풀듯 볼록해지는 요도망울이 보이는데 이를 고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고환이 3개가 있지 않은 한 수컷 중성화수술은 잘못될 리 없다.

중성화수술이 수컷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고환암, 생식기돌출증,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종양, 항문선종 등 많은 생식기 관련 질병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점.

실제 동물병원에서 18년간 근무한 필자 경험에 비춰봐도 중성화수술을 한 수컷이 생식기 관련 질환으로 치료받은 경우 생식기를 많이 핥아서 생긴 포피염 외에는 위와 같은 질병이 발생한 대상은 대부분 중성화수술이 안 된 경우였다.

끝으로 중성화수술을 한 수컷은 성적 자극으로부터 많이 둔감해져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개는 후각으로 2km 밖 암캐의 발정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수캐가 후각을 통해 자극받으면 먼 거리를 마다않고 암캐에게 다가가 구애를 펼친다.

암캐는 평균적으로 일 년에 두 번 정도 발정하는데 많은 보호자가 이 시기 털에 생리혈이 묻기도 하고 깔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미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발정 중인 암캐가 미용을 위해 머물렀던 미용실에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수캐가 뒤이어 오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만들어질까?

잔뜩 자극받은 수캐가 미용을 마치고 나서 집에 갔을 때 어떤 심리상태이고 그로 인해 어떤 행동을 보였을지는 쉽게 짐작된다. 집을 무작정 떠나는 가출 강아지와 고양이의 90% 이상이 중성화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태어난 직후에는 고환이 배 안에 위치한다. 이후 생후 3개월령에 고환내림이 완료돼 음낭에 자리 잡는데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를 잠복고환이라고 한다. 잠복고환은 반드시 제거해야 향후 고환암, 전립선질환, 과격행동으로 인한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중성화수술만으로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생각보다 많다. 무엇보다 보호자와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적지 않은 질병과 행동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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