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어르신들에게도 효자 노릇 ‘톡톡’
태블릿PC, 어르신들에게도 효자 노릇 ‘톡톡’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9.14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분당서울대병원 한지원·김기웅 교수팀, 태블릿PC기반 인지훈련프로그램 개발

· 임상시험결과, 경도인지장애환자 인지기능 및 기억력 호전돼

치매를 알리는 가장 대표적인 경고신호인 ‘경도인지장애’. 최근 들어 부모님이 자주 쓰던 단어를 잊어버리거나 최근 일어난 일조차 빨리 기억하지 못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일상생활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매로 발전하는 속도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

단 약물치료만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치매예방주사제나 먹는 약제는 임상시험결과 큰 효과가 없다고 판명된 것이 대부분으로 치매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환자의 인지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 같은 비약물적인 치료 역시 꾸준히 시행해야한다.

태블릿PC를 이용한 인지훈련 프로그램 USMART의 실제 실행화면.

이러한 점에서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인지훈련프로그램과 그 연구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김기웅 교수팀은 태블릿PC를 이용한 인지훈련 프로그램인 USMART(Ubiquitous Spaced Retrieval based Memory Advancement and Rehabilitation Training)를 개발, 그 효과를 무작위 대조군 비교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한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기억력이 호전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시간차 회상 훈련’이 활용됐다. 이는 얼마간의 시간차를 두고 학습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훈련으로 초기 치매 환자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한지원 교수(왼쪽)와 김기웅 교수(오른쪽).

연구팀은 시간차 회상훈련을 태블릿PC에 접목해 환자가 혼자서도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총 50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주 2회 4시간씩, 총 4주간 USMART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 결과 USMART 프로그램을 진행한 치료군은 평소대로 생활한 대조군에 비해 기억력이 크게 호전됐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치매검진 도구로 사용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해보니 USMART 프로그램을 시행한 치료군은 점수가 약 0.9점 증가한 반면 대조군은 오히려 0.1점 감소했다.

‘단어목록회상검사(WLRT)’의 경우 치료군은 프로그램 실시 전에 비해 점수가 24% 상승했지만 대조군은 7% 상승에 그쳐 USMART 프로그램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또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노년층임에도 태블릿PC를 통한 훈련에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점을 통해 치료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 교수는 “체계적 임상시험을 통해 USMART 프로그램이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인지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 인력과 센터가 부족한 현 상황에서 기술적 도움 없이도 환자 혼자 실시할 수 있는 치료법이기에 더욱 활용도가 클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웅 교수는 “일반적으로 훈련 횟수가 많아질수록 인지기능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는데 USMART 프로그램은 4주간의 짧은 훈련 기간에도 기억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태블릿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환자의 인지능력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은 “최근 치매 환자 증가로 사회적 비용이 가중되고 있는데, USMART 프로그램 사업화를 통해 이러한 부담을 경감하고 경도인지장애를 예방, 완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지역사회 대규모 노인치매 코호트 구축)의 일환으로 수행된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이며, USMART 프로그램은 분당서울대병원과 KT가 공동으로 진행한 U-health 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