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벅벅’ 심하게 긁는 강아지, 원인은 어디에?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벅벅’ 심하게 긁는 강아지, 원인은 어디에?
  •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 승인 2017.09.15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을 실감하는 요즘. 청명한 가을하늘을 즐길 여유도 없이 환절기가 되면서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심한 가려움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최근 자다가 반려동물의 긁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며 ‘아름이’를 안고 병원을 방문한 보호자가 있었다. 아름이는 시츄 품종의 강아지로 어릴 때부터 가려움증이 심했다고 한다. 진찰해본 결과 아름이는 아토피피부염이었다. 눈 주변에는 다크서클이 있는 것처럼 만성적인 눈꺼풀염증이 있었다.

긁어서 생기는 상처, 만성적으로 발을 핥아서 갈색으로 변한 피모의 색소침착 등은 개에게 아주 흔하게 발생하며 원인도 다양하다. 알레르기질환부터 지루함,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긁거나, 핥거나, 깨물 수 있다.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반려동물을 가렵게 하는 6가지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⓵ 알레르기

반려동물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및 꽃가루, 음식이나 환경적요인 등으로 알레르기가 발생해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살충제나 비누 같은 물질을 만났을 때 접촉성피부염이라고 불리는 피부자극을 일으킬 수도 있다.

⓶ 지루함이나 불안한 심리상태

심리상태가 불안한 사람들이 손톱을 깨물거나 다리를 떠는 것처럼 개들 역시 같은 이유로 발을 핥거나 깨무는 증상을 보인다. 이 또한 피부자극을 일으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⓷ 건조한 피부

춥고 건조한 날씨, 지방산의 결핍 등 다양한 요인이 반려동물의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이로 인해 감염이나 알레르기 없이도 심한 가려움증을 앓게 된다.

⓸호르몬 불균형

개가 갑상선호르몬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거나 코티솔(부신 호르몬)을 지나치게 많이 생산하는 등 호르몬불균형은 표재성 피부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이러한 호르몬불균형은 탈모를 유발하고 알레르기질환에 의한 것처럼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⓹ 통증

개가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핥거나 지나치게 깨무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 그 부위에 통증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발바닥을 반복적으로 깨무는 행동을 보인다면 발바닥에 상처가 있거나 날카로운 가시 같은 이물질이 박혀 있을 수 있다. 관절 부위 등을 핥거나 깨무는 행동도 관절염증으로 인한 통증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⓺ 기생충

진드기감염 역시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진드기감염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귀진드기나 옴진드기 감염은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현미경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반려동물을 가렵게 하는 원인은 위에서 나열한 6가지 사항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수의사의 진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려움증 원인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지겠지만 다음의 5가지 사항을 고려해야한다.

⓵ 기생충 제거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귀에 서식하는 귀진드기, 피부염을 유발하는 옴진드기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추천받는 것이 좋다. 또 이러한 기생충은 동물들끼리 전염될 가능성이 있어 함께 사는 반려동물의 상태도 진찰받아야한다. 아직 감염되지 않았다면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⓶ 음식 바꾸기

음식 알레르기로 인해 가려움증이 생기면 원인이 되는 음식(쇠고기 또는 밀가루 음식 등)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와 연관성이 있는 상태라면 주치수의사는 적절한 사료를 추천해 줄 수 있다. 또 건조한 피부와 푸석한 털의 개선을 위해 불포화 지방산 영양제를 급여한다면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⓷ 약 사용하기

심한 가려움증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불편함을 완화하기 위해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는 것도 방법이다. 단 증상완화약물은 원인을 찾는 것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기에 사용 전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해야한다.

⓸ 행동수정을 위한 방법

심리적인 강박행동의 일환으로 나타나는 긁고 깨무는 행동은 개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이를 줄일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 활용해야한다. 예를 들어 핥는 행동을 줄이기 위해 넥칼라를 착용하거나 쓴맛을 내는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보호자가 집에 있을 때는 반려동물을 가까이 두어 몸을 긁거나 핥는 행동을 자제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⓹ 불안함이나 지루함의 해소

어떤 경우에는 두려움, 스트레스 또는 부적절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긁고 깨무는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줄이려면 충분한 운동과 놀이 등으로 보호자와 반려동물 간의 교감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기능성 장난감이나 냄새를 맡으면서 음식을 찾는 도구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절기 가려움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보호자라면 반려동물의 고통 역시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려움증의 원인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방법은 있다. 평소 세심한 관찰,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반려동물을 심한 가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정리 장인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