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추락하는 고양이에게는 날개가 없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추락하는 고양이에게는 날개가 없다
  • 헬스경향 아재곤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09.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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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곤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응급상황에서 병원에 왔다.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였다. 보호자와 상담해보니 원인은 2층에서의 추락이었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떨어지는 충격으로 폐가 손상돼 폐출혈이 발생했고 골반이 부러졌으며 쇼크까지 겹쳤다. 응급처치를 통해 혈압, 심박, 호흡을 안정화시켰다. 다행히 치료가 잘돼 골반골절수술 후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입원기간만 2주 이상이다 보니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고소추락증후군(High-rise syndrome).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고양이는 높은 곳을 좋아하고 높은 곳에서 주변을 관망하면서 만족을 느낀다. 또 평형감각이 뛰어나 높은 곳의 좁은 공간도 잘 활보한다. 

게다가 호기심 때문에 주변의 움직이는 물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때 나비, 나뭇잎, 새 등 높은 곳에서 날아다니는 사물을 따라가다가 그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 병원만 해도 이런 사고를 매년 적게는 몇 건에서 수십 건까지 접한다.

사람들의 잘못된 상식 중 하나가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큰 상처 없이 잘 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을 아니지만 고양이가 슈퍼맨도 아니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아무 상처 없이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고양이의 이런 특징을 잘 파악해 추락의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방충망을 설치하자
여름이면 문을 열어두는 경우가 많고 특히 창문은 늘 열어둔다. 높은 곳을 좋아하고 창밖을 쳐다보는 것을 즐기는 고양이의 성격상 창문에 안전장치가 없으면 추락위험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고양이를 키운다면 창문에 방충망을 꼭 설치하자.

■실내 환기·청소 시 꼭 고양이부터 챙기자
실내를 환기하거나 청소할 때는 창문을 열어 둔다. 특히 청소기를 사용할 때 청소기소리에 유난히 예민한 고양이는 깜짝 놀라면서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때 열린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경우도 있어 창문을 열어둘 때는 꼭 고양이의 위치를 파악하자.

■과체중을 조심하자
꼭 창문만이 아니라 선반이나 캣 타워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상체중의 고양이보다는 비만인 경우 더 많이 발생하며 비만고양이는 아무래도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자주 더 심하게 다칠 수 있다.

고양이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건강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안전사고방지다. 작은 부주의로 인해 생명을 잃는 사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고양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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