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생리컵, 싸다고 막 사면 위험
중국산 생리컵, 싸다고 막 사면 위험
  • 백영민 기자·김윤주 대학생 인턴기자
  • 승인 2017.09.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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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열풍…의료용 아닌 공업용 실리콘 쓴 제품도
생리컵을 구매할 때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 생리대 유해성논란으로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면서 유기농탐폰 및 생리대, 면 생리대, 생리컵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리컵은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는데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문제는 중국의 해외직구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통한 중국산 짝퉁 생리컵 구매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중국산 생리컵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해서다. 2~4만원 대인 시중생리컵과 달리 중국산은 1~4달러, 우리 돈으로 1000~5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생리컵에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 

또 생리컵 자체가 불편하거나 몸에 맞지 않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과 생리컵마다 크기, 모양, 부드러움의 정도가 달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이른바 ‘골든컵’을 한 번에 찾기 어렵다는 점도 중국산 생리컵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산 생리컵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아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미국 FDA 승인이나 유럽연합의 통합안전인증(CE)을 받은 의료용 실리콘을 사용한 시중생리컵과 달리 중국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생리컵은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용 실리콘은 생체유해성이나 생체적합성을 확인한 실리콘고무다. 생리컵은 인체에 단기간 삽입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장기간 삽입하는 가슴성형용 실리콘고무처럼 생체적합성까지 검사할 필요는 없지만 생체유해성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의료용이 아닌 실리콘으로 만든 생리컵을 사용하면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는 “질염뿐 아니라 심하면 골반염까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생리컵이 클수록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너무 커서 본인에게 맞지 않는 생리컵을 사용할 경우 질에 압박을 가해 조직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사라 교수는 “피가 잘 안 통해 괴사위험까지 있을 수 있다”며 “반드시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인증제품을 사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다른 목적으로 생산된 실리콘고무를 생리컵에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부적절하다”며 “예컨대 실리콘고무의 탄성이 문제될 수 있고 생산과정에서 사용한 첨가제가 녹아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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