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숨’으로 폐암진단을? 쉽고 간단한 폐암검사법 고개 드나
‘날숨’으로 폐암진단을? 쉽고 간단한 폐암검사법 고개 드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9.25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숨을 채집해 폐암 가능성을 분석하는 폐암검사법이 개발됐다. 기존 검사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편리해 향후 효과적인 폐암 진단검사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폐암은 더 이상 흡연자들만의 질환이 아니다. 국립암센터 통계결과 여성 폐암환자의 80% 이상이 ‘비흡연자’였다. 전문가들은 어느 누구든 폐암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 폐암 1기에 수술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에 달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현재 건강검진 시 폐암을 조기발견할 수 있는 공인된 선별검사(스크리닝)가 없어 조기진단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한 국내 의료진과 연구팀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전상훈 교수, 장지은 박사)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대식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숨만 쉬어도 폐암을 진단할 수 있는 ‘호기가스 폐암 진단검사법’을 개발해낸 것. 호기가스는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의미하는 것으로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센서가 분석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호기가스 분석시스템.

전 교수는 호흡과 관련한 단백질인 ‘시토크롬 P450 혼합산화효소’가 폐암환자에게서 활성화되면 특정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분해를 가속하고 이를 검출하면 폐암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연구를 시작해 이를 ‘바이오마커(단백질,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만드는 데 사실상 성공했다.

연구팀은 폐암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하고 이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전자 코(Electronic nose)에 내장된 다양한 화학 센서로 데이터화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전자 코’는 폐암환자 판별에 적합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학습모델을 도입해 점차 스스로 최적화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의 요소도 구현했다.

다중층 인식망(MLP:Multilayer Perceptron) 데이터 분석 결과, 폐암환자의 날숨은 수술 전 약 75%의 정확도로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구별됐고 폐암수술을 받은 후에는 점차 정상인과 유사한 데이터를 나타내는 결과를 보였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93.5%가 시간에 따른 호기가스의 변화가 없이 일정한 값을 나타내 수술로 암 조직이 제거되면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정상인 수준으로 감소함이 확인됐다.

전상훈 교수는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X선 검사나 CT 등 영상검사는 방사선 노출과 비용 부담, 조영제 부작용 등 위험도가 적은 환자에게도 시행하기에는 부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체에 해가 없고 호흡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폐암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법의 적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검사법을 임상에 즉시 적용하기에는 어렵지만 정확도를 높이고 보다 여러 환자에게서 유용함을 입증하는 등 후속 연구로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편리하고 효과적인 폐암 검사법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센서 앤 액츄에이트(Sensors & Actuators; B. Chemical) 최근호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