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갑상선암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갑상선암수술을 받았는데 추후 치료방침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며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의 수술 전 갑상선암상태는 약간 애매한 상태여서 갑상선반절제술을 계획하고 수술을 시작했는데 수술 중 소견이 나빠 전절제술로 전환했다고 한다.
수술 중 나빴던 소견은 갑상선 주변 림프절이 커져 있었던 것이고 조직검사에서 갑상선암의 림프절전이소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환자가 궁금해 한 것은 “갑상선전절제술을 받았기 때문에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아야한다”고 들었는데 꼭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암세포 하나에 문제가 생겼는데 죽지 않고 계속 자라면 암 덩어리가 된다. 정확히 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암은 덩어리를 형성하는 동안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갈 수 있다. 이를 전이라고 한다. 갑상선암, 특히 유두암은 림프절로 전이되고 방치하면 폐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한다. 하나의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면 세포분열을 계속하면서 서서히 덩어리를 형성한다.
초기에는 림프절로 전이된 암세포가 아직 큰 덩어리를 형성하기 전이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나 CT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처럼 검사에서 관찰되지 않고 치료 후 몸에 남아 있는 암세포를 미세잔존암이라고 한다. 미세잔존암이 점점 자라 큰 덩어리를 형성, 추적검사에서 발견되는 것을 재발이라고 한다.
수술전 검사에서 또는 수술 중 나쁜 소견이 있으면 수술 후 미세잔존암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즉 재발위험이 높다. 이 미세잔존암은 덩어리가 보이지 않아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데 이때 효과적인 치료법이 방사성요오드치료다.
방사성요오드치료는 요오드를 섭취하는 갑상선세포의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갑상선암수술 후 정상갑상선이 남아 있으면 오히려 치료를 방해한다. 이 때문에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갑상선전절제술을 하게 된다.
위 사례를 다시 정리하면 수술 중 나쁜 소견인 림프절전이가 발견돼 의사가 수술 후 미세잔존암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할 수 있도록 갑상선을 모두 제거한 것이다. 다시 말해 ‘방사성요오드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갑상선전절제술을 시행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제 환자는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전절제술을 받았다고 해서 꼭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방사성요오드치료 여부는 최종적인 조직검사소견을 바탕으로 의사와 환자가 잘 상의해 결정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