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린 반려견이 갑자기 다리를 절뚝거린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린 반려견이 갑자기 다리를 절뚝거린다면?
  • 김준기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 승인 2017.10.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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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이 안 된 작은 반려견이 갑자기 뒷다리를 아파한다면 무릎관절에 나타나는 슬개골탈구와 더불어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을 의심해야 한다. 슬개골탈구은 칼럼에서 워낙 많이 소개됐지만 엉덩이관절에 발생하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은 다소 생소한 질환이라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은 10kg 이하의 어린 소형견에게 주로 나타난다. 개의 엉덩이관절을 구성하는 골반과 대퇴골의 머리 부분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넓적다리의 머리 쪽으로 가는 혈관문제로 혈액이 부족해 결국 연골과 뼈가 죽는다. 혈류량 감소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호르몬 영향, 유전적 소인, 지속적인 충격 등과의 관련성을 연구하는 중이다.

김준기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은 대부분 한쪽 면에서만 나타난다. 양쪽에서 나타날 확률은 10~15% 정도다. 특히 미니어처 핀셔, 푸들, 요크셔 테리어, 레이크랜드 테리어, 웨스트 하이랜드 화이트 테리어, 컨 테리어 등의 품종이 잘 걸린다. 만일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이 발생한 반려견이라면 새끼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중성화수술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걸음걸이의 이상이다. 네 다리로 온전히 걷지 못하고 절뚝거리며 걷게 된다. 이를 ‘파행’이라고 한다. 파행이 시작되는 시기는 4~11개월령이다.

통증에 따른 파행은 결국 근육약화로 이어진다. 아파서 쓰지 않던 다리근육이 가늘어져 결국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를 근위축이라고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신체검사와 촉진(다그쳐 빨리 나아가게 함), 방사선검사를 통해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을 진단한다. 특히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에 걸린 반려견은 다리를 펼 때 심각한 통증을 느끼므로 뒷다리를 촉진할 때는 비명과 함께 공격성 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①보존적 치료법

보존적 치료는 임상증상과 방사선학적 변화가 심하지 않은 반려견에게 적용할 수 있다. 케이지 내 생활 등을 통한 활동제한, 포대를 통한 운동제한, 약물 투여를 통한 통증관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만일 질환이 만성화된 것으로 판단되면 보존적치료는 권장되지 않는다. 근위축을 심하게 할 뿐 아니라 외과치료의 예후도 더욱 안 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②외과적 치료법

파행과 대퇴골두의 변성, 관절의 불안정성 증가가 확인된 반려견에게는 외과적 치료를 한다. 이 경우 대퇴골두와 골경의 절제를 실시한다. 관절을 포기하는 수술이지만 다행히도 소형견은 성공적인 재활이 가능해 전혀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회복 후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갑자기 움직이면 가벼운 파행이 종종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수술은 근위축이 없을수록 예후가 좋다. 하지만 근위축이 매우 심한 경우라도 통증관리를 위해 수술은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며 회복기간은 길게는 1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도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수술법은 아니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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