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추워지면 항문건강에도 빨간불?
날씨 추워지면 항문건강에도 빨간불?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10.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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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환자 추운 계절에 집중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장애가 생기기 쉽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혈관질환에 각별히 주의해야하는 이유다.

그런데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이나 뇌건강뿐 아니라 항문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치핵’이다.

치핵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결합조직이 덩어리를 이뤄 돌출돼 출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추운 날씨에 술까지 많이 마시면 치핵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정맥이 갑자기 확장돼 혈관에 피가 몰려 혈전이 생기는데 배변 시 힘을 주면 혈전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2012~2016년)에 따르면 치핵환자는 날씨가 추운 겨울철(12월~3월)에 집중됐다.

이밖에 치핵은 딱딱한 대변, 변을 보기 위해 지나치게 항문에 힘을 주는 경우, 복압이 증가된 경우, 골반 바닥이 약해진 경우 등에 발생할 수 있다. 치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생활 속 여러 가지 요인들이 치핵 발생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남수민 교수는 “기본적으로 혈관이 확장하고 혈관을 지지하는 조직들이 늘어지면서 치핵증상이 나타난다”며 “특히 고령, 임신, 가족적인 특성, 만성변비 혹은 설사, 배변습관·식습관 등이 치핵의 발생과정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구화된 식습관, 젊은층에서의 무리한 다이어트 등은 장의 운동을 느리게 해 변비를 유발, 결국 치핵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대장운동능력이 약한 고령층 또한 치핵과 같은 항문질환에 주의해야한다. 항우울제나 항고혈압제성분 등 고령층이 잘 복용하는 약 성분은 장운동을 억제해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요실금, 배뇨장애 등으로 물 마시기를 꺼리고 과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적게 먹는 식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치핵환자를 연령별로 분석해보니 남자는 60~70대 고령층에서 여자는 20~30대 젊은층에서 치핵환자가 많았다.

치핵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배변습관 등을 개선해야한다. 배변 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거나 지나치게 힘을 주지 않아야한다. 비데사용에도 주의해야한다. 특히 치핵환자가 강한 수압으로 비데를 사용하면 항문에 경련이 일어나고 심한 경우 치핵주변혈관이 터져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장운동이 비교적 활발한 아침에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섭취와 과일, 채소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은 장운동을 활발히 해 변비예방에 도움이 된다.

만일 배변할 때마다 피가 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항문부근통증이 심하다면 치핵을 의심하고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좋다. 또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쪼그리고 앉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행동을 가급적 피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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