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고령 남성 사망 1위 폐암…정기적 건강검진이 중요
[특별기고]고령 남성 사망 1위 폐암…정기적 건강검진이 중요
  •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승인 2017.10.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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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충북 음성에 사는 72세 박모 씨가 진료실을 찾았다. 평생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흔한 당뇨나 고혈압조차 없이 건강했지만 흉부 엑스레이검사에서 폐암소견이 발견된 것이다.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박 씨는 “폐암이면 다 죽는 거라면서요. 제가 살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를 안심시키고 각종 검사 후 치료결정을 위해 여러 진료과와 통합진료를 진행했다. 검사결과 1기 폐암으로 진단돼 곧바로 폐 일부절제수술을 받았다. 이후 다행히도 지금까지 재발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전체 암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폐암은 매년 2만여명의 환자가 진단받고 있다. 폐암은 생활습관의 영향이 큰 암으로 나이가 들면서 발생률도 급격히 증가한다. 70세 이상의 남성에서는 가장 흔한 암이며 사망률이 약 22%로 계속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치료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다. 병기에 따라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이용해 치료할 수도 있으며 환자가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이 있어 수술이 불가능하면 내시경치료가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내시경은 굵기가 6mm 정도로 이보다 큰 기관지에 폐암이 있다면 내시경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 치료법이 많이 발달해 폐암환자의 생존율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항암치료 시 세포독성이 있는 항암제를 썼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개별 암유전자의 이상을 확인하고 이에 적합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암에 표적치료제가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적합한 표적치료제가 있다면 일부환자에서는 수년 이상 질병의 진행을 막기도 한다. 또 이전에는 최대 3기 이하의 폐암에만 수술을 고려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진행된 폐암이나 재발한 폐암에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폐암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은 흉부외과, 종양내과, 호흡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진료팀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폐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이 정해져 있지만 같은 병기라도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협진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 많이 손상됐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폐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있다고 해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따라서 오래 흡연한 고령자라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즉 정기적인 건강검진이야말로 폐암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글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리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 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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