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한 달마다 찾아오는 그 이름 ‘생리통’…효과적인 일반약은?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한 달마다 찾아오는 그 이름 ‘생리통’…효과적인 일반약은?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10.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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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이라면 한 달에 한 번 누구나 겪는 현상이 있다. 바로 월경(月經, menstruation)이다. 조용히 넘어가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복통, 두통, 부종 등까지 수반된다면 너무나 힘들다.

올해 서울여대 학생 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내용을 살펴보면 생리통으로 수업을 집중하기 어려웠던 적이 93%, 생리통으로 인해 지각, 조퇴, 결석 등을 했던 적이 67%나 됐다. 생리통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불편한 증상이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여러 가지 이유로 생리통환자는 늘고 있다. 증가세가 연평균 7% 정도 된다고 하니 적은 수는 아니다. 생리통은 통증이 심해 많은 환자가 진통제를 복용한다. 진통제시장의 성장세가 생리통환자수 증가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진통제시장이 커지는 것만큼 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한다. 2015년 서울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교육강사단이 학생 657명에게 진통제 복용 및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55.4%가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고 약을 복용했고 공복에 소염진통제를 복용한다(24.8%)거나 진통제와 종합감기약을 동시에 복용한다(20.1%)고 응답한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생리통을 관리할 수 있도록 생리통 종류와 발생이유 그리고 생리통약의 올바른 복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생리통은 1차성(원발성) 생리통과 2차성(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뉜다. 1차성 생리통은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하복부 경련성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며 2차성 생리통은 기저질환(골반염,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을 수반하는 경우다.

일반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1차성 생리통이므로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만일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출혈량이 많고 생리기간 외에 통증이 나타나는데 그 시점이 25세 이후부터라면 2차성 생리통일 수 있다. 이 경우 자가치료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1차성 생리통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단 생리통이 심한 환자의 자궁내막에 프로스타글란딘의 농도가 높은 것이 발견돼 이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인지질에서 합성되는 생리조절물질 중 하나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생리통과 연관된 것은 PGF2α이다. 이 물질은 황체를 퇴행시키고 자궁과 혈관의 평활근을 수축시키는 기능을 한다. 정상적인 양이 분비된다면 원활한 월경만이 일어나지만 지나치게 분비되면 생리통이 유발된다.

염증에 관계된 류코트리엔 역시 생리통 유발인자로 알려졌다. 류코트리엔은 염증뿐 아니라 혈관과 자궁 평활근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이밖에 바소프레신, 산화질소 역시 생리통을 일으킬 수 있다.

배란이 지나고 점점 비후된 여성 자궁내막은 착상에 성공하지 못하면 제거돼야 한다. 월경은 내막의 혈관과 자궁평활근이 수축되면서 출혈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자궁 수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 자궁평활근이 지나치게 수축되면 경련성 통증을, 혈관수축은 허혈과 저산소증을 유발해 강한 통증을 초래한다.

1차성 생리통은 일반의약품으로 조절이 잘 되는 편이다. 따라서 통증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내지 말고 적합한 제제를 선택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생리통 완화제는 통증을 줄여주면서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을 억제하는 소염진통제와 부종 등을 완화하는 성분이 들어있는 복합제로 구분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하 NSAIDs)…탁센(나프록센), 이지엔6프로(덱시부프로펜), 부루펜(이부프로펜) 등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은 생리통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진통제다. 이들 약은 통증 완화뿐 아니라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해 생리통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생리가 시작할 때 복용하거나 적어도 통증이 시작될 때부터 복용해야하며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는 것보다 규칙적으로 2~3일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생리 시작 1~2일 전부터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루펜(이부프로펜)은 4~6시간 간격으로 200~400mg을 복용하며 1일 3200mg을 넘지 않아야 한다. 이지엔6프로(덱시부프로펜)는 6~8시간 간격으로 300mg을 복용하며 1일 1200mg을 넘지 않는다. 탁센(나프록센)은 처음 500mg을 투여한 후 6~8시간 간격으로 250mg을 복용하며 1일 1250mg을 넘지 않는다.

이 중 어떤 성분이 좋다는 근거는 없다.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덱시부프로펜복용 후 효과가 좋았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속 그 성분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진통제 선택의 최선은 성분을 보고 본인에게 잘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다.

NSAIDs는 난자의 착상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임신을 기대하는 여성은 복용해선 안 된다. 수유부의 경우 나프록센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나프록센은 체내에 좀 더 오래 남아 있어 효과는 좋지만 모유로 이행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유부는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

NSAIDs를 복용 후 위장관장애는 흔히 있을 수 있다. 만일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식후 즉시 복용하고 그래도 문제가 있다면 의사, 약사와 상의한다. 평소 음주가 잦거나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다. 출혈성 경향을 증가시킬 수도 있으므로 생리양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아세트아미노펜은 생리통 유발인자인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NSAIDs를 복용할 수 없거나 경미한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1회 1000mg을 복용하고 4~6시간마다 복용할 수 있으며 1일 4000mg을 넘기면 안 된다. 간 독성이 있기 때문에 평소 음주를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은 복용을 피한다.

■파마브롬(이뇨제) 복합제

요즘에는 ‘우먼스 타이레놀’ ‘이지엔6 이브’ ‘펜잘 레이디’와 같이 여성전용 진통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주로 생리통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우먼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에 파마브롬이 복합된 것이고 이지엔6 이브나 펜잘 레이디와 같은 제품은 이부프로펜에 파마브롬이 복합돼 있다.

파마브롬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된 약한 이뇨제다. 소변 배출을 늘려 붓는 증상과 하복부 팽만감을 줄여준다. 생리증후군으로 부종이나 하복부 팽만감을 호소하는 경우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한약제제

생리통이 심한 경우 한약제제를 다른 일반의약품과 병용해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경련성 복통이 심한 경우 작약감초탕을 사용하면 복직근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해 좀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일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고 생리혈 색이 검붉거나 덩어리가 있다면 어혈제인 계지복령환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아랫배가 차거나 입술이 마르고 생리양과 색이 좋지 않다면 온경탕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생리기간이 되면 붓고 머리가 멍하며 몸이 무거운데 평소 추위를 잘 타고 어지럼증이 있다면 당귀작약산을 사용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1차성 생리통은 생리기간이 지나면 불편함 없이 회복되기 때문에 생리통이 심하다면 참지 말고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TIP. 일상생활 속 생리통 예방법

1. 하복부를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온열패치를 사용한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진통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2.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3. 금연·금주한다. 흡연·음주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염증반응을 증가시킨다.

4. 스트레스를 피한다.

5. 오메가3를 꾸준하게 섭취한다. 오메가3는 염증성 인자 생성을 막기 때문에 생리통 완화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 자료

비 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그림으로 보는 병리학(정담미디어, 2008)

질환별 환자교육자료집(대한의학서적, 2006)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백과사전 자연의학(전나무 숲,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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