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게도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랍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게도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랍니다
  • 최영준 라라동물의료원 진료과장
  • 승인 2017.10.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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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외래어, 스트레스.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H.셀리에는 스트레스를 ‘생체에 가해지는 여러 상해 및 자극에 대해 체내에서 일어나는 비특이적인 생물반응’으로 정의했다.

사람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창의성과 생산성이 올라가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안, 우울, 신경과민 등부정적인 심리상태를 보이게 된다. 이에 따라 몸의 스트레스 반응호르몬이 증가, 장기와 생리활동에 악영향을 주면서 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영준 라라동물의료원 진료과장

특히 고양이는 사람이나 개보다 스트레스에 더 격한 반응을 보인다. 즐거움을 주는 활동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원하지 않는 상황에 부딪치히거나 무서운 상대를 마주치면 몸에 악영향을 주는 나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양이가 나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몇 가지 징후들을 알아보자.

① 우선 식욕이 떨어진다. 평소 아침마다 사료 그릇의 바닥까지 핥아 먹던 고양이가 갑자기 전날 줬던 사료를 그대로 남긴다. 이렇게 장시간 적절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면 대사 이상에 의해 지방간증이 올 수 있다.

②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진다. 사람의 우울증처럼 다른 사람이나 동물과의 관계를 피하게 된다.

③ 그루밍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 고양이는 평소에도 자신의 몸을 핥는 그루밍이라는 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털을 고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한 곳만 많이 핥게 돼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고양이가 오랫동안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결과가 몸에 미치는 악영향은 다른 종보다 더 심각하다.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방광염이 오거나 방광폐색에 의한 요독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양이라면 스트레스 요인에 의한 고양이전염성복막염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은 다양하다. 보호자가 보기에 대수롭지 않은 것도 고양이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를 안길 수 있다. 더러운 화장실, 낯선 곳으로 이사, 새로 들어온 반려동물, 새로운 가구나 장판, 손님 방문, 적응 못 한 소음 등은 고양이에게 중요한 스트레스 요인이며 고양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면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① 화장실은 하루 1~2회 정도는 꼭 치워준다. 특히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는 가정이라면 고양이 마릿수보다 하나 더 많이 화장실을 마련해야 한다.

②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사료를 준다.

③ 탈수가 오지 않도록 하루 동안 충분한 물을 먹이도록 한다. 만일 물을 잘 먹지 않는다면 고양이 분수대나 캔사료 공급 등을 통해 물 먹는 양을 늘리도록 한다.

④ 숨을 곳이 있는 장소를 마련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서 주변을 볼 수 있게 하는 캣타워 같은 가구를 제공해준다. 가구에 발톱을 긁으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스크래쳐까지 있다면 더욱 좋다.

⑤ 보호자는 고양이와 하루 두 번 이상 20분씩 놀아주고 스킨십도 자주 해야 한다.

만일 고양이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의심되면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약물이나 처방식을 처방받는 것도 방법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중요하다. 고양이는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는다. 아파 보이면 이미 질환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에서 혈액·요검사와 영상검사 등을 통해 건강상태를 점검하자. 지속적인 통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없던 병도 생길 수 있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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