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성형수술을 한다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도 성형수술을 한다고?
  •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10.2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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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성형미인’이라는 단어가 구시대적인 표현으로 들릴 만큼 성형수술은 아주 많이 보편화됐다. 그런데 성형수술이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의료행위가 아니라 동물에게도 많이 행해진다고 말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실제로 동물은 성형수술을 많이 받고 있다. 물론 성형수술목적이 사람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성형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가 꽤 많다. 오늘은 동물에게 적용되는 성형수술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많은 케이스로는 퍼그, 시츄, 페키니즈 등 코와 주둥이가 눌린 단두종의 비공협착증을 해결하기 위한 ‘비공확장술’이다. 이 수술은 콧구멍이 태어날 때부터 너무 좁아 코로 숨을 쉬지 못하는 개의 호흡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콧구멍을 넓혀주는 수술이다. 개인적으로 개의 성형수술 중 가장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 수술이 아닌가 싶다.

콧구멍이 좁게 태어난 개는 코로 숨을 쉬기가 불편해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데 이렇게 되면 소화불량, 식후 구토, 코골이, 연구개노장(입천장 뒤쪽의 연구개가 늘어나거나 두꺼워지면서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 발생), 기관망울생성, 만성 저산소증 등의 질병이 발생한다. 이 경우 콧망울 일부를 절제해주는 비교적 간단한 비공확장술을 통해 호흡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단두종 ‘안면 주름 제거술’이 있다. 주둥이가 짧은 종의 경우 눈 아래 피부가 과하게 접히기 때문에 접힌 피부로 눈물이 고여 피부가 심하게 짓무르고 악취가 난다. 눈 아래 털과 피부가 갈색으로 침착돼 마치 다크서클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안면 주름은 주름에 존재하는 털이 눈을 자극해 각막궤양, 결막염 등의 안과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름진 피부의 융기된 부분(부풀어오른 부분)을 잘라내고 봉합하면 피부짓무름과 안구자극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생식기 주변 피부가 늘어진 암캐는 소변을 볼 때마다 접힌 피부 사이로 소변이 스며들어 피부염이 생기거나 가려운 생식기를 핥으면서 역행성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생식기 주변의 피부를 정리하면 불편함이 많이 줄어든다.

안검(눈꺼풀)의 피부를 자른 후 끌어올려 봉합하는 ‘쌍꺼풀수술’은 특히 샤페이 종에게 필요하다. 샤페이는 안검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눈을 자극해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도 안쪽으로 자라는 속눈썹이 눈을 자극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쌍꺼풀수술을 하지만  쌍꺼풀수술은 상안검과 하안검 모두 수술하기 때문에 사람의 쌍꺼풀수술과 차이가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성장기에 1차수술을 하는데 증상이 반복되면 성견이 됐을 때 2차수술을 한다.

‘수직외이도절제술(zepp’s)’은 강아지들이 동물병원을 찾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외이염에 효과적인 수술이다. 외이염은 자주 반복되면 외이도가 좁아져 공기가 안 통하고 귀지 배출도 원활하지 않아 귓병이 점점 더 심해진다.

이때 수직외이도절제술을 실시하면 귓병의 재발을 막고 치료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이 수술은 ‘ㄴ자’로 꺾인 개의 외이도를 사람의 외이도처럼 ‘일(一)자’로 만드는 것이다. 이 수술을 받은 강아지 대부분은 외이염으로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끝으로 ‘오다리교정술’이 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휜 개는 체중을 지지하는 부위가 틀어져심한 관절통과 연골손상을 입는다. 이를 교정하기 위해 휘어진 다리뼈를 골절시켜 일부를 잘라내고 플레이트나 외고정장치를 이용해 고정해주면 다리가 곧게 펴지면서 운동이 편해지고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이 수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므로 수술 전 충분한 검사와 정확한 각도 측정이 요구되며 정형외과 수술을 위한 많은 도구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다면 동물들은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기능적인 목적에 의해 성형수술을 받는다. 불편함은 통증을 수반하는 질병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동물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 수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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