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내년부터 달라지는 갑상선암 병기분류법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내년부터 달라지는 갑상선암 병기분류법
  •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10.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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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진단·치료할 때는 예후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특히 암은 생명과 직접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에 지금 열심히 치료하면 생존 확률이 얼마나 될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암 병기’다.

갑상선암은 워낙 예후가 좋아 병기를 얘기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1기 혹은 2기로 분류된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훨씬 많은 환자가 1기 혹은 2기로 분류될 전망이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병기의 분류는 ▲암 덩어리의 크기 ▲주변 침범 정도 ▲림프절 전이 ▲폐 전이 등 여러 가지 상태에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소견들을 사망위험도에 따라 1기에서 4기로 분류하는 것이다. 예후가 가장 좋은 것은 1기, 가장 나쁜 것은 4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3·4기로 진단된 환자는 1·2기로 진단된 환자보다 적극적인 치료는 물론, 추적관찰도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병기분류는 미국암연합위원회(AJCC)에서 정하는 AJCC/TNM 병기분류법에 따른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병기분류법은 2009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7판이다.

2016년 10월에는 8판 개정판이 발표됐는데 7판과 크게 달라져 혼란을 줄이고자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들 알다시피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더욱 그렇다. 따라서 젊은 갑상선암 환자 병기에는 1·2기만 있고 3·4기는 없다.

게다가 8판 개정판에서는 나이 기준이 45세에서 55세로 상향돼 55세 미만의 갑상선암 환자는 갑상선 혹이 아무리 크고 나쁘더라도, 림프절 전이가 아무리 광범위 하더라도 원격전이가 없으면 1기로 분류된다. 폐 전이 같은 원격전이가 있으면 2기로 분류된다.

갑상선암이 갑상선 피막을 뚫고 주변으로 침범했다면 예후가 나쁠 수 있는데 현미경으로 겨우 관찰될 정도로 미미하다면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많았다. 그래도 예전 기준에서는 45세 이상 환자에서 이같은 소견이 나타나면 3기로 분류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병기 기준에서 아예 빠졌다. 미세한 피막 침범은 생명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는 말이다.

경부 림프절 전이가 있어 3·4기로 분류됐던 환자들은 새 병기 분류법에서는 2기로 분류된다. 많은 환자의 병기가 낮아지는 것이다.

새로운 병기분류법에서 예상하는 10년 질병특이 생존율(10년 동안 해당 질병으로는 사망하지 않을 확률)은 ▲1기 98~100% ▲2기 85~95% ▲3기 60~70% ▲4기 50% 미만이다.

새로운 갑상선암 병기분류법으로 많은 환자의 병기가 낮아지게 된 것은 새로운 갑상선암 진료권고안과 함께 갑상선암 과잉치료를 줄일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 유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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