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나이 든 고양이가 회춘한 듯 활력 넘친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나이 든 고양이가 회춘한 듯 활력 넘친다면?
  • 아재곤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11.01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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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나이 들수록 활동량이 줄고 신진대사율이 떨어지면서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나이 들면 어릴 때의 생기발랄했던 모습은 줄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자면서 보낸다.

아재곤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하지만 기르는 고양이가 나이 들어서도 오히려 회춘한 것처럼 활력이 넘치고 식욕까지 왕성해졌다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이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위험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은 목에 위치하며 T3, T4라는 갑상선호르몬을 방출하는 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은 몸의 생체기능을 일정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즉 몸의 활동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이다.

하지만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어떻게 될까? 우선 심박수와 호흡이 빨라진다. 몸이 항상 활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도 활력이 증가하고 한밤중에 뛰어다니는 경우도 많다.

또 식욕이 왕성해지면서 예전보다 많이 먹지만 대사율이 너무 과해 오히려 체중은 빠진다. 갑작스레 몸에서 심한 열이 나기도 한다. 모두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노령고양이에게 가장 흔한 호르몬질환이다. 보통 10살 이후로 많이 발생하며 노령 고양이가 갑자기 활동성과 식욕은 늘었는데 체중이 빠지기 시작한다면 꼭 의심해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한다. 보통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이 붓거나 비대해져 나타나기 때문에 수의사가 손으로 목을 만지면 알 수 있다. 또 신체의 전반적인 평가를 위해 혈액, 방사선, 초음파, 소변 검사 등을 진행하며 호르몬 수치를 살피는 T4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에는 갑상선을 제거하는 외과적인 방법과 내과적인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갑상선 자체를 제거하는 외과적치료는 결국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해 갑상선 약을 별도로 급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방사선동위원소를 통한 갑상선의 파괴를 시도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갑상선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치료를 시도한다.

다른 호르몬질환과 마찬가지로 갑상선기능항진증도 평생 치료·관리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T4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약물조절을 해야 한다. 다행히 갑상선호르몬 차단 약물은 구토, 식욕부진 등 부작용이 있지만 다른 약물에 비교해선 덜한 편이다. 또 고양이가 투약에 큰 거부감이 없어 적응만 잘 하면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단 갑상선기능항진증 초기에 갑상선호르몬 차단 약물을 투여하면 과도한 대사율에 의해 숨어 있던 신부전이 드러날 수 있다. 이 질환에 의해 이차적인 비대성심근증(심장벽이 두꺼워지는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약물투여 이후에도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몸의 이상여부를 항상 체크해야한다.

보호자는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바란다. 하지만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이 병에 걸리는 경우가 생긴다. 모든 질환을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치료할 순 없지만 정기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한다면 남은 생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이 든 반려동물은 사소한 변화라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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