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울증, 단지 우울하기만 한 병일까?
[특별기고] 우울증, 단지 우울하기만 한 병일까?
  • 정동청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
  • 승인 2017.11.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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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란 무엇일까. 과거보다는 우울증이란 단어에 많이 친숙해졌어도 아직 어떤 병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기분이 우울한 병 또는 의지만으로 스스로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정동청 대표원장

이런 오해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고도 그 사실을 모르거나 우울증이 의심돼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가 지연되고 증상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진다. 치료 기간 역시 길어진다.

그렇다면 우울증이란 정확히 어떤 병일까?

정신과 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인 DSM-5는 ‘우울감’ 또는 ‘의욕상실이나 흥미상실’ 중 한 가지 증상을 경험하고 ▲수면 변화 ▲체중 변화 ▲초조함 ▲죄책감 ▲집중력 저하 ▲자살사고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직장이나 학업, 가사 등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걱정이 많아지고 생각이나 행동이 느려지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하지만 우울증에 걸리더라도 우울감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이들은 의욕저하 등 다른 증상을 주로 호소하기도 한다.

청소년의 경우 성적이 떨어지거나 짜증이 심해질 수 있고 노인들은 걱정이 많아지고 불안·초조해한다. 우울증은 개인의 특성이나 연령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을 진단할 때는 증상 못지않게 그것이 우리 생활에 얼마만큼 영향을 주는지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우울감만으로는 우울증이라고 진단하지 않는다. 발병 이전과 비교해 학업이나 직업,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일정기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비로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우울증의 치료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증상이 삶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도 혈압·혈당이 진단기준 근처라면 운동·식생활 교정을 먼저 시작하듯 가벼운 우울감은 운동이나 취미생활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상이 일상생활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의욕도 떨어지기 때문에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기가 힘들고 활동을 하더라도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또 우울증에 걸리면 부정적인 생각을 자꾸 하게 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절망적으로 느낀다. 이는 결국 자신감 저하로 연결돼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우울증 치료를 늦추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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