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 갑상선암 피막침범은 얼마나 위험한가
[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 갑상선암 피막침범은 얼마나 위험한가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11.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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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병원에서 갑상선암으로 로봇수술을 받은 28세 여성환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갑상선유두암 크기가 8mm로 작아 갑상선엽절제술(갑상선의 양측 엽 중 한 쪽만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수술 후 조직검사결과가 나왔는데 미세한 갑상선 피막침범이 있었다고 한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수술받은 병원에서는 피막침범은 위험한 소견이기 때문에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 남아 있는 갑상선을 마저 제거해야한다고 했다고.

환자는 아직 회복도 못한 데다 재수술에 대한 비용부담이 컸다. 재수술 후 받을 방사성요오드치료와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먹을 생각에 꼭 수술받는 것이 좋을지 필자에게 상담하러 온 것이다.

우선 갑상선암의 치료방침은 계속 바뀌고 있고 의사의 경험에 따라 견해가 달라진다. 매우 천천히 자라는 갑상선암의 특성 때문에 임상연구자료가 별로 없어 환자는 다른 의사의 이차의견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환자가 갑상선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갑상선암의 피막침범은 얼마나 위험할까?

피막침범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현미경으로 보일 정도의 최소 피막침범(혹은 미세피막침범)과 명백한 육안적 피막침범이다. 육안적 피막침범은 ▲갑상선 앞에 위치한 띠근육 ▲후두, 기관, 식도, 성대신경 ▲척추앞 근막, 경동맥 등을 침범한 경우로 나뉜다.

미국갑상선학회 갑상선암 가이드라인의 재발위험자료에 따르면 최소 피막침범이 있으면 재발위험이 약 3~8%, 육안적 피막침범이 있으면 30~40%로 나타났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 젊은 환자에서의 갑상선암 재발위험은 사망위험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45~55세 갑상선암환자는 원격전이만 없으면 모두 병기가 1기로 분류된다. 최소 피막침범이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는데 내년에 바뀌는 갑상선암 병기분류법에 따라 최소 피막침범은 예후인자에서 삭제됐다. 최소 피막침범이 있어도 재발위험은 조금 있지만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육안적 피막침범이 있으면 재발위험이 매우 높고 특히 55세 이상 환자에서는 생명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위험인자다. 육안적 피막침범의 위치에 따라 띠근육은 2기, 후두·기관·식도·성대신경은 3기, 척추앞 근막·경동맥은 4기로 분류된다.

위 사례의 환자는 갑상선암 크기가 8mm로 갑상선암 진료권고안에 따르면 세포검사는 물론 수술도 꼭 할 필요가 없는 크기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나온 최소 피막침범은 재발위험을 높이기는 해도 정도가 낮은 편이고 중요한 예후인자도 아니다. 서둘러 갑상선을 모두 제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정리 유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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