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아! 또 그날이…‘생리전증후군’ 극복하기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아! 또 그날이…‘생리전증후군’ 극복하기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11.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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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그때가 됐나 보다. 이때는 자세를 바짝 낮추고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해!’

장엄함마저 느껴지는 이 상황. ‘생리전증후군’을 갖고 있는 여성과 오랫동안 같이 생활했던 남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갑자기 별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초콜릿이나 사탕 등 카페인과 단 것을 찾는다. 내가 평소 알던 그녀가 아니다. 경험 많은 남자라면 알고 있다. 며칠만 참으면 된다는 걸. 폭풍은 피해가는 것이 상책. ‘조금만 더 열심히 비위를 맞춰주자’ 다짐을 해보지만 붓고 아프고 어지럽다는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때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2015년에 발표된 ‘월경전증후군에 대한 인식, 증상 및 대처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생리전증후군(이하 Premenstrual Syndrome, PMS)의 증상을 인지하는 경우는 96%였다. 하지만 생리통과 PMS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49%나 돼 여성조차 PMS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PMS는 생리통과 다르게 월경 시작 5일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생리가 시작되면 증상이 사라진다. 생리가 시작되면서부터 나타나는 생리통과는 차이가 있다. PMS는 증상이 사라지기 전까지 불편함이 아주 심해 회사를 결근하거나 학교 수업을 듣기 어려운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PMS의 주요 증상은 피로, 무력감, 우울·신경질 등 감정 조절 실패, 불안, 스트레스, 울음, 발작, 집중력 결핍 등 정신적인 증상과 복부팽만, 부종, 유방압통, 식욕이상, 두통 등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은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PMS는 왜 발생할까?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단 생리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뇌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에스트로겐은 세로토닌, 가바, 도파민 등의 분비에 영향을 줘 신경을 흥분시키며 프로게스테론은 그 반대작용을 한다. 생리 전 이뤄지는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가 다양한 정신적인 증상을 일으킨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복부팽만, 근육통 같은 신체적인 증상에 대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생리전증후군은 생약제제나 보충제, 한약제제 등 약물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로도 완화되지 않을 만큼 심각한 PMS 증상이나 패턴이 불규칙하고 또는 증상 유발이 경구피임약 복용 등과 관련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두통·관절통·근육통…진통제

PMS로 두통, 근육통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생리가 시작되면 사라지거나 생리통으로 연결돼 나타나기도 한다. 왠지 진통제를 복용하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 참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한 용량에 맞춰 알맞은 약을 복용한다면 불안감은 물론 신체적인 불편함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 탁센(나프록센), 이지엔6프로(덱시부프로펜), 부루펜(이부프로펜) 등을 사용하지만 위장장애 등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할 수 없다면 아세트아미노펜 –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10.20일자 칼럼 참고).

■붓는 증상…이뇨제성분 함유된 일반 의약품

① 파마브롬(이뇨제) 복합제 : 우먼스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이지엔6 이브(이부프로펜), 펜잘 레이디(이부프로펜)

파마브롬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된 약한 이뇨제다. 염분과 수분의 재흡수를 줄여서 소변배출을 늘려 붓는 증상과 하복부 팽만감을 줄여준다. 생리증후군으로 부종이나 하복부 팽만감을 호소하는 경우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② 카페인 복합제 : 그날엔(이부프로펜,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여성용 진통제로 출시된 그날엔정은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과 예민해진 신경을 진정시켜주는 아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가 같이 함유돼 있어 신경이 예민해진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카페인은 각성작용뿐 아니라 이뇨효과가 있어 붓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카페인 민감성환자는 고용량이 아니더라도 복용 시 주의해야하며 15세 미만의 소아는 복용해선 안 된다.

■아그누스카스투스(순비기나무) 열매…프리페민정

프리페민정은 생약제제로 생리전증후군을 완화하는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그만큼 효능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비 처방약 핸드북’에서는 ‘순비기나무 열매는 경도~중등도의 PMS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순비기나무 열매의 표준추출물을 이용한 두 가지 실험에서는 신경과민·분노, 통증·두통, 유방압통, 체액 정체 등의 증상을 유의하게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시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실험에서도 일반적인 증상을 감소시키며 심각한 부작용은 전혀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특히 세 번째 주기의 치료가 끝날 무렵 증세가 눈에 띄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으며 ‘순비기나무 열매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고 프로락틴을 억제할 수 있다’고 기전을 설명하고 있다.

위의 설명과 같이 프리페민정은 PMS 증상이 있을 때 잠깐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 3개월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간에 PMS 증상으로 인해 불편함이 있다면 증상 완화제를 병용하는 것이 좋다. 단 임신부나 수유부는 사용을 피해야 하며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유방암과 같은 호르몬 감수성 암 병력이 있는 경우도 사용해선 안 된다.

■마그네슘-비타민B6 복합제

2007년 발표된 ‘생리전증후군 환자에서 식이습관과 조직미네랄의 특성’이라는 논문을 살펴보면 PMS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특징적으로 칼슘, 마그네슘, 아연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연구에서도 마그네슘을 PMS환자에게 복용시키면 증상이 완화됐고 특히 비타민B6와 함께 복용했을 때 완화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그네슘-비타민B6 복합제는 주로 혈액순환촉진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PMS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한약제제

PMS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짜증이 난 경우에는 가미소요산을, 기운이 없고 빈혈기가 있을 때는 가미귀비탕을 사용한다. 또 잘 놀라거나 신경질적인 경우에는 온담탕을 사용할 수 있다. 몸이 잘 붓고 냉증이 있다면 당귀작약산을, 어혈성 증상이 있다면 계지복령환을 사용하며 무기력하거나 가스가 차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에는 육군자탕탕이 도움이 된다. 정리 장인선 기자

TIP. 일상생활 속 생리전증후군 극복법

1. 스트레스 피하기

2. 규칙적으로 운동하기(단 과도한 근력운동이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3. 카페인, 짠 음식, 알코올, 흡연은 최소 월경 1주일 전부터 피하기

4. 미네랄·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인스턴트음식 섭취 줄이기

※참고자료

비 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그림으로 보는 병리학(정담미디어, 2008)

질환별 환자교육자료집(대한의학서적, 2006)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백과사전 자연의학(전나무 숲, 2009)

생리전증후군 환자에서 식이 습관과 조직미네랄의 특성. Kore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Vol. 50 No. 4 April 2007

월경전증후군과 관련된 한방적 치료방법에 대한 연구동향 고찰. THE JOURNAL OF ORIENTAL OBSTETRICS & GYNECOLOGY VOL.25 NO.2: 185-19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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