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쪽이 ‘찌릿’…치통 아닌 ‘삼차신경통’?
얼굴 한쪽이 ‘찌릿’…치통 아닌 ‘삼차신경통’?
  • 유대형 기자·김민성 대학생 인턴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7.11.14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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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차신경통은 치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만일 충치나 신경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하고 신경과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를 닦거나 세수할 때, 음식을 먹을 때 갑자기 한쪽 얼굴에 찌릿하거나 칼에 베인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단순 치통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만일 치과치료 후에도 효과가 없거나 통증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봐야한다.

다소 생소하지만 삼차신경통은 의외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차신경통환자수는 4만9029명이었으며 그 중 68%가 50대 여성이었다.

■삼차신경통, 언제 의심해야 할까?

삼차신경은 뇌에서 나오는 12개의 뇌신경 중에서 5번째 뇌신경에 해당한다. 얼굴감각을 관장하고 씹는 역할을 담당하는 저작근에도 분포해 있어 얼굴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총 3개의 분지가 있는데 1분지는 이마, 2분지는 뺨, 3분지는 턱의 감각을 담당한다.

삼차신경통의 가장 큰 특징은 이따금씩 칼에 베인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간 일어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또 이를 닦거나 세수할 때, 음식물을 씹을 때, 얼굴의 특정 부분을 만질 때 등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통증이 나타나며 얼굴 양쪽이 아닌 한쪽에서만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삼차신경통은 치통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치통은 통증이 있는 치아에 지속적인 접촉이 있을 때 나타난다. 축농증 역시 안면통증을 일으키는데 주로 코 주변부나 이마 앞 부분에 압통이 있으면서 먹먹한 통증이 있다는 점에서 삼차신경통과 차이가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허륭 교수는 “보통 삼차신경통 환자들은 먼저 치과를 찾지만 충치치료와 신경치료 후에도 여전히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보고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 고려할 수 있어

허륭 교수

삼차신경통의 90% 이상은 삼차신경이 뇌혈관으로부터 압박을 받아 변성돼 발생하고 나머지는 뇌종양이나 뇌혈관 기형 등의 요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삼차신경통이 의심된다면 뇌혈관과 뇌신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뇌 MRA(뇌혈관 자기공명영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삼차신경통은 증상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경피적 신경차단술 ▲방사선 수술 ▲개두술을 통한 미세혈관감압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초기에는 효과가 즉시 나타나고 통증조절에 도움이 되는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 때문에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피적 신경차단술은 얼굴에 바늘을 찔러 삼차신경 부위에 고주파 열치료기나 글리세롤 같은 약물을 투여하거나 풍선을 삽입해 통증을 조절한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입원기간이 2~3일 정도 짧지만 30% 이상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다.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의 방사선을 신경부위에 조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이며 주로 전신마취가 불가한 경우에 이용된다.

개두술에 의한 뇌신경감압술은 삼차신경과 혈관을 분리시켜주는 수술로 완치율이 높고 재발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전신마취와 뇌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입원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환자의 전신상태, 연령, 방사선 소견 등을 고려해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허륭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예방을 통해 피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 후에는 다양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며 “만일 얼굴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면 빨리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확진을 하고 환자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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