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호흡기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노년층은 감기, 독감에서 그치지 않고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폐렴 역시 백신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실제 접종률은 낮은 편이다. ‘세계 폐렴의 날(12일)’을 맞아 폐렴의 위험성과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짚어봤다.
■폐렴, 언제 의심해야 하나?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질환이다. 특히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있는 흔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몸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독감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으로 악화될 위험이 크다. 독감의 경우 대개 일주일 후면 회복되는데 만일 고열이나 기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누런 가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면 폐렴을 의심해야한다.
65세 이상 노년층은 위험신호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노년층은 기침, 누런 가래 등 특징적인 증상 없이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릴 때도 폐렴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노년층은 폐렴에 걸리면 패혈증, 폐농양 등 또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 챙기고 면역력 튼튼히
폐렴은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WHO에서도 독감 합병증인 폐렴의 위험성을 고려해 독감 유행시기 인플루엔자백신뿐 아니라 폐렴구균백신도 함께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단 연령, 기저질환 등에 따라 접종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접종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고령자뿐 아니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철저하게 챙겨야한다.
매년 접종이 필요한 독감 백신과 달리 폐렴구균백신은 종류별로 1~2회만 접종하면 된다.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PCV13)과 23가 다당질 백신(PPSV23)이 있는데 PCV13은 1회 접종으로 13가지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 의한 폐렴구균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다당질 백신(PPSV23)은 65세 이후 1회 접종하는데 65세 이전에 접종했을 경우 5년 뒤 추가로 1회 더 접종해야 한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만 18세~64세의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 기존 접종이력이 없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라면 단백접합백신(PCV13)을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천웅 교수는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담당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접종스케줄을 미리 확인하고 예방시기를 놓치지 않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면역력을 튼튼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감기, 독감에 걸렸을 때 폐렴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치료 후에도 몸이 보내는 위험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TIP. 겨울철 호흡기질환 예방법
1.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피하기
2.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손 씻기
3. 구강 청결하게 관리하기
4. 체온조절기능이 약한 영유아·노인은 목욕 후 재빨리 물기 닦아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