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가 간과해선 안 되는 ‘근력운동’
당뇨병환자가 간과해선 안 되는 ‘근력운동’
  • 정희원 기자 (honeymoney88@k-health.com)
  • 승인 2017.11.1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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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병행했할수록 당화혈색소가 더욱 낮아지는 만큼 당뇨병환자는 적절한 강도의 근육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혈당관리에 도움이 된다.

# 10년 전 직장인 건강검진에서 제2형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정모 씨(52). 그는 평소 철두철미한 자기관리로 정상인과 다름없는 혈당수치를 유지해왔다. 그는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걸어서 출근하고, 점심식사 후 산책을 잊지 않으며, 저녁식사 후에도 TV를 보며 사이클을 1시간 정도 타면서 혈당조절에 나선다.

10년 정도 이렇게 생활하니 몸매도 날씬해져 ‘젊은 취향’의 옷을 입어도 무던히 잘 어울린다. 하지만 요즘엔 생활습관을 똑같이 유지해도 혈당이 조금씩 높아져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 유산소운동에 근력운동 더하면 당화혈색소 더 낮아져

정 씨의 완벽한 혈당관리의 허점은 ‘운동법’에 있다. 당뇨병 환자가 삶의 질을 개선하려면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문제는 어떤 운동을 하느냐다.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운동’하면 유산소운동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는 근력운동은 당뇨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더욱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송기호 교수는 “유산소운동에만 집중하면 점점 내성이 생겨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웨이트트레이닝 등 고강도운동을 적절히 가미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산소운동만 할 때보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병행했을 때 당화혈색소(HbA1c)가 더욱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관련 당화혈색소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때에는 0.8%, 유산소운동만 했을 때에는 0.7%, 근력운동만 실시했을 때에는 0.4%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기호 교수는 “근력운동이 도움이 되는 것은 근육 자체가 혈당을 소모시키는 기관으로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이와 함께 인슐린 반응을 좋게 만들고, 근육량이 늘어날수록 혈당조절능력도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근력운동을 장기적으로 병행하면 근육을 보존하고 근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체의 탄수화물 연소·대사율을 높여 당뇨병을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맨몸 근력운동부터 순차적으로 … 오버트레이닝은 ‘독’

근력운동은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시행해나가야 한다. 장안대 건강과학부 생활체육과 이용수 교수는 “당뇨병환자는 맨몸 근력운동으로 시작해 점차 덤벨·바벨 등 가벼운 기구로, 이후 머신을 사용하도록 한다”며 “자신의 상태에 맞게 중량과 횟수를 늘려나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지나친 ‘오버트레이닝’은 독이다. 송기호 교수는 “운동 중, 끝난 후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어지러움, 호흡곤란, 구역, 눈앞 흐려짐,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 등이 발생하면 즉시 중지해야 한다”며 “다음날 하루 종일 노곤하거나 제대로 일어나거나 앉을 수 없을 정도로 근육통·몸살이 심한 경우에도 운동량을 조절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당뇨병환자는 운동할 때 저혈당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잊지 말자. 예컨대 ▲혈당이 80㎎/㎗ 미만 또는 300㎎/㎗ 이상이거나 ▲혈당변동이 심하거나 ▲케톤산증이 나타나거나 ▲인슐린주사를 맞은 직후 등 인슐린이 최대로 작용하는 시간엔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 또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역도 등 한번에 힘을 쓰는 운동은 아드레날린이 갑자기 증가하며 혈당이 급작스럽게 상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환자, 운동사전검사 후 ‘맞춤운동’ 진행해야

당뇨병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식사 후 30분~1시간 뒤에 가능한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적어도 일주일에 3일 이상 실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선 근골격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5~10분간의 낮은 강도의 유산소운동으로 준비운동을 한 다. 사이클이나 가볍게 걷는 것이 무난하다. 이후 최대 박동수의 50~75% 정도가 되도록 중등도강도의 운동을 약 30분간 운동을 지속한다. 이때 숨이 약간 찰 정도의 유산소운동이나 적절한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한다. 이후 5~10분 마무리운동으로 끝내면 된다.

이용수 교수는 “당뇨병환자는 제각각 컨디션과 상태가 다른 만큼 모두에게 똑같은 운동법을 적용하기란 어렵다”며 “환자는 우선 병원이나 보건소 등에서 운동사전검사 등 자신의 상태를 면밀히 진단받고 수준에 맞는 운동법을 지도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의사와 운동처방사간 소통이 원활한 의료기관일수록 운동요법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받기에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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