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온종일 뻑뻑…‘안구건조증’ 물리치는 법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온종일 뻑뻑…‘안구건조증’ 물리치는 법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11.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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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자기 늙었나 봐? 지금 드라마 보고 우는 거야?”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고 아무리 변명해도 아내가 믿어 주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텔레비전을 볼 때면 슬프지도 않은데 눈물이 많아졌다. 요즘 세상 슬픈 일이 많아서일까?

눈물을 자주 흘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대한민국. 슬플 일이 많기도 했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안구건조증’ 때문일 수 있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결과에 따르면 안구건조증환자는 2004년 이후 10년 새 두 배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2.2배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걱정되는 부분은 20대 안구건조증환자의 증가세. 10년 새 환자가 3배 넘게 늘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눈이 전체적으로 건조해지는 질환으로 노화가 주요 원인이다. 본래 눈물은 눈 표면을 적절히 적셔 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노화가 진행되면 눈물 분비가 현저히 줄어든다.

또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사용해 눈 깜빡임 횟수가 줄거나 먼지나 오염물질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눈물층이 손상되면서 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눈물층은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으로 구성돼있는데 지방층은 수성층의 증발을 막아주며 수성층은 보습역할을, 점액층은 눈물이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눈이 불편해진다.

알레르기를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나 코막힘, 가래에 사용하는 충혈제거제 등 교감신경에 작용하는 약물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된다. 항우울제, 신경정신과 약물, 혈압약 중 일부도 마찬가지다. 만일 안구건조증이 심하거나 갑자기 발생했다면 복용약물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이물감과 통증, 출혈, 가려움이 나타나며 쉽게 피로해진다. 빛에 민감해지고 시력저하가 일어나기도 하며 아침에 일어나면 눈곱이 많이 껴 있다. 콘택트렌즈 착용이 어렵기도 하다.

안구건조증의 치료목표는 안구의 건조함을 완화하고 각막손상을 예방하는 데 있다. 만일 경도~중증도의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1차 선택 ‘인공눈물’

일반의약품인 인공눈물은 다양한 성분이 사용되며 상황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포비돈: 아이투오, 옵타젠트, 티어드롭 등

포비돈은 고분자물질로 수분함유능력이 뛰어나다. 점액처럼 작용해 안구 표면에 잘 부착된다. 따라서 점액층과 수성층이 부족한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용해도 시야가 흐려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속시간이 짧아 하루에 몇 번씩 점안해야한다.

▲무기 전해질(염화나트륨, 염화칼륨): 센쥬시엘, 프렌즈아이드롭 등

무기 전해질을 함유하고 인공눈물은 눈의 PH와 삼투압을 유지해 자극감을 줄여준다. 또 히드록시에틸셀룰로오스가 함유돼 있어 보습을 유지한다. 제품에 따라 포도당이나 청량감을 주는 멘톨 등이 들어있어 건조증과 함께 눈의 피로감이 심하다면 선택할 수 있다.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트륨(CMC): 리프레쉬티어즈, 리프레쉬플러스, 눈앤, 맥스클리어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CMC)는 수분함유능력이 뛰어나 수성층이 부족해 발생하는 안구건조증에 효과적이다. 단 점도가 증가하면 시야가 흐려지는 단점이 있다. 리프레쉬플러스 등에는 CMC뿐 아니라 무기 전해질도 함유돼 있어 자극감, 불쾌감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히프로멜로오스: 루핑, 아이리스플러스 등

히프로멜로오스 역시 수분을 함유해 건조감을 줄여주는 고분자물질이다. 루핑, 아이리스플러스 모두 히프로멜로오스 외에 무기전해질을 함유하고 있어 자극감 완화효과도 있다.

루핑은 첨가제로 히알루론산나트륨을 함유하고 있다. 히알루론산은 자기 무게의 1000배의 수분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데다 눈물막을 안정화해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아이리스플러스의 경우 콘드로이틴을 함유하고 있어 건조증으로 인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각막을 보호한다.

▲트레할로스수화물: 아이톡플러스

트레할로스수화물은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에 보습제로 널리 사용되는 성분이다. ‘트레할로스가 인간피부세포 성장 및 보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문두환은 ‘트레할로스는 건조한 사막 식물의 수분 증산을 방지하고 보습기능을 하는 탄수화물’이며 ‘수분과 결합함으로써 세포 보호효과를 가진 천연물질’이라고 했다.

또 ‘트레할로스는 비환원성물질로서 화학반응을 하지 않으며 삼투압 조절, 보습성, 결정 방지성 등을 가지고 있으므로…… 세포 표면의 단백질 결합을 함으로써 세포막을 보호하고 안정화와 인지질막의 구조를 안정화시켜’ 세포를 보호한다고 트리할로스의 효능을 언급했다.

즉 아이톡플러스에 들어있는 트레할로수수화물은 보습기능뿐 아니라 각막을 보호해 안구건조증에 효과적인 성분이다. 국내에서는 좀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히알우론산과 함께 많이 사용하는 성분이다. 아이톡플러스는 트레할로스수화물과 히알루론산나트륨을 동시에 함유해 보습기능을 강화했다.

▲카보머: 리포직, 리포직이디오

지방층의 손상 등으로 발생한 안구건조증에는 안연고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량제로 카보머 성분을 갖고 있는 리포직은 점도가 높지 않아 시야흐림이 적고 3층 눈물막을 모두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상 후 안구 충혈이 심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또는 인공누액제를 너무 자주 사용해야 하는 경우 안연고를 사용하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눈물은 1회용 용기와 여러 번사용할 있는 병 포장에 든 제품 두 종류가 있다.

1회용 용기 제품은 보존제가 함유돼 있지 않아 자극이 덜 하지만 비용이 비싸다. 간혹 용량이 0.4ml 이상 들어있어 재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균오염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인공눈물이 남아 있더라도 폐기해야 한다.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인공눈물에는 미생물 번식을 막는 보존제가 들어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보존제는 염화벤잘코늄, 염화벤제토늄, 클로르헥시딘이다. 이들은 모두 결막과 각막 상피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어 장기간 인공눈물을 사용해야 한다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보존제가 없는 일회용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존제가 들어있는 인공눈물이라도 최소 개봉 후 4주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손상된 각막 치료하는 데는? 안약

▲폴리데옥시뉴클레오타이드(PDRN)함유 안약: 리안점안액

PDRN은 생체에 존재하는 DNA조각으로 성장인자 분비를 촉진해 손상된 각막을 치료하고 염증을 완화한다.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조직재생 관련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성분이기도 하다.

리안점안액은 PDRN을 주성분으로 하고 포비돈을 함유하고 있어 눈의 보습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 안구건조증과 함께 미세 각막손상으로 인한 눈 시림과 이물감, 통증 등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에 먹는 약이 있다고? 오메가3, 사유 복합제

위에서 살펴보았듯 안구건조증은 눈물층의 손실로 나타난다. 이때 먹는 약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유와 비타민A를 공급하면 눈의 지방층과 점막층을 강화해 수분이 손실되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비타민A는 점막 분비조직에서 상피세포의 유도 및 분화에 작용해 안구건조증 개선에 효과적이다.

오메가3는 기능성건강식품으로 식약처로부터 안구건조증에 효과가 있음을 개별 인증 받았다. 오메가3가 지방층을 강화해 수성층 증발을 막아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안구건조증으로 괴롭다면 보충제를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 개선에 도움 되는 한약제제

한방에 안구건조증이라는 병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하게 표현된 증상들은 있다. 윤성식·서형식은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지에 발표한 ‘안구건조증의 병인에 대한 문헌적 고찰’에서 ‘안구건조증에 대해 한의학에서 가장 유사한 증상은 건삽혼화증이다’며 ‘이것은 주로 오랫동안 눈을 사용해서 피로하거나 사려과다하거나 혹은 조성燥性음식을 좋아하거나 방사과도房事過度하여 신수神水가 손상돼 발병한 것이고’라고 했다.

또 ‘안구건조증은 신수腎水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수가 부족하면 고膏를 자양하지 못하고 눈을 윤택하게 하지 못하며 목삽통, 목암생화, 동인간결, 건삽혼화, 신수장고, 목혼, 목양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신수가 부족하게 되는 것은 슬픈 감정으로 인해 눈물을 많이 흘리거나, 열기가 간을 상하거나, 풍열이 신을 상하거나, 혈이 쇠갈하거나, 현부의 승강출입의 장해로 인해 열이 울체되거나, 사려과다, 노역, 방노, 음주과다하거나 장시간 독서를 하여서 음정이 훼손되어 나타난다’고 결론에서 언급했다.

즉 한의학적으로 안구건조증은 눈으로 오르는 열을 끄면서 간, 신음을 보충하는 처방을 사용하면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만일 열이 성盛하다면 황련해독탕을, 간혈이 손상됐을 때는 보간환·고본환정환을, 신허로 인한 증상에는 육미와 팔미지황탕을 사용할 수 있다. 단기간 복용보다는 증상에 맞춰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 정리 장인선 기자

TIP. 생활 속 안구건조증 예방수칙

1. 건조증을 유발하는 약물 복용을 최소화하고 염색이나 눈 화장은 되도록 피한다.

2. 실내 공기가 너무 건조하지 않게 하고 자주 환기시킨다.

3. 냉·난방기 바람이 눈으로 직접 오지 않게 한다.

4.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쓴다.

5. 독서를 하거나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때는 50분 사용에 10분 휴식을 지킨다.

6.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7. 비타민A와 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8. 황사,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외출을 삼간다.

※참고자료

비 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대한의학서적, 2011)

일반의약품개론(신아출판사,2009)

http://www.hira.or.kr 건강심사평가원홈페이지.

http://www.re-an.co.kr/ 리안점안액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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