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 약으로 안 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수술만이 답일까?
[하정훈의 갑상선 이야기] 약으로 안 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수술만이 답일까?
  •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11.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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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45세 남성환자가 필자의 병원에 왔다. 이 환자는 5년 전 체중감소, 만성피로증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 그 중에서도 그레이브스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약물치료를 계속 했지만 갑상선이 점점 커져 목 아래가 불룩 튀어나오고 목을 움직이기도 불편해졌다. 결국 약물로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한 담당의사가 수술을 권했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그레이브스병이 대표적인데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갑상선기능을 자극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수용체 항체가 생겨 갑상선기능을 항진시킨다.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갑상선중독증 위기(고열, 부정맥, 심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법은 ▲항갑상선제를 이용한 약물치료 ▲방사성요오드치료 ▲수술 중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 치료로 우리나라에서는 약물치료를 선호하지만 미국에서는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선호한다고 한다.

항갑상선제는 갑상선호르몬의 생산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원인이 되는 자가면역항체에 대한 직접적 치료는 아니다. 그래도 1년~1년 6개월 동안 치료하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항갑상선제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드물게 무과립구증, 혈관염, 간기능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부작용이 있거나 1년 6개월 이상 복용해도 치료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한다. 항진증의 약물치료는 남성환자, 흡연자(특히 남성), 갑상선종이 큰 환자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방사성요오드치료와 수술은 갑상선을 없애는 치료다. 항진증에 대한 치료결과는 확실히 좋다. 치료 후에는 갑상선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후에는 평생 갑상선기능저하증 상태가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도 불편하지만 항진증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예전에는 수술로 항진증을 치료할 때 일부갑상선을 일부 남겼지만 최근에는 갑상선전절제술을 권고한다. 갑상선을 일부 남겨도 정상을 유지하기 힘들고 항진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요오드치료와 수술은 나름대로 각각 장단점이 있다. 담당의사와 상의 후 환자가 선택해야한다. 치료과정이 복잡해 내분비내과, 핵의학과, 이비인후과(혹은 외과) 전문의의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하다. 위 사례의 환자는 갑상선절제수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선택했다. 정리 최혜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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