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화장실 교육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화장실 교육 A to Z
  • 김동인 부산 다솜 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7.11.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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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제 인형처럼 예쁘고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꼬물꼬물 털북숭이 강아지를 새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다. 기대가 크겠지만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강아지의 곤란한 행동 또한 극복해야한다.

강아지 입양 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은 화장실 교육일 것이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니 인터넷상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강아지를 오래 길러본 사람조차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오늘은 강아지 화장실 교육의 기본원리부터 방법까지 설명하고자 한다. 화장실 교육의 기본원리를 어렵게 표현하자면 ‘개의 본능적 경향을 이용해 고전적인 조건부여 또는 조작적인 조건부여를 한다’이다. 이 말을 하나씩 풀어보면서 강아지 화장실 교육을 위해 알아둬야 할 정보들을 차례로 소개하겠다. 

김동인 부산 다솜 동물병원&고양이전문병원 원장

■개의 본능적 경향이란?

▲자고 먹는 장소에서 대소변을 보지 않는다.

▲오줌 냄새가 있는 곳, 풀이나 흙이 있는 곳, 흡수성이 있는 곳에 대소변을 본다.

■파블로프가 주장한 고전적인 조건부여란?

① 개는 화장실에 가려는 신호(무조건 자극)가 오면 대소변을 볼 것이다.

② 화장실을 가려는 신호가 있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패드가 마련된 곳에 데려가 대소변을 보게 하면 패드에 대한 조건자극이 생겨 이후에는 패드가 있는 곳에 가면 대소변을 보게 되는 조건반사가 생긴다.

■스키너가 주장한 조작적 조건부여란?

① 패드에서 대소변을 볼 때마다 보호자가 즉각적으로 보상(기분 좋은 자극 즉, 간식 등)을 제공한다면 패드 위에서 대소변을 보는 행동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② 좋은 결과를 보일 때 기분 좋은 자극을 제공하면 그 행동은 강화된다. 강화란 그 행동의 빈도가 증가한다는 말.

③ 나쁜 결과를 보일 때 기분 나쁜 자극 즉, 벌칙 등을 제공하면 그 행동은 감소한다.

■나이별 실전 화장실 교육법

① 3~5주령

생후 3주령만 돼도 잠자리에서는 대소변을 보지 않으려 한다. 고전적 조건부여를 위해 집 바로 옆에 패드를 깔아 대소변을 보게 한다.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잠자리와 밥 먹는 자리 외에 울타리 내 모든 곳에 패드를 깐다.

생후 5주령이 되면 울타리 안에 패드를 깔아도 패드에 대소변을 보려 하지 않는다. 생후 3주령은 자는 자리만 아니면 대소변을 보지만 5주령이 되면 잠자리에서 떨어진 곳에서 대소변을 보려 한다는 얘기다. 대소변을 보려는 신호가 있으면 재빨리 집에서 떨어진 패드 위로 데려가 볼일을 보게 한다. 대소변을 잘 보면 즉각적으로 사료를 한 알씩 간식처럼 제공해 보상해야한다.

② 7주령

잠자리 이외의 공간에 모두 패드를 깔아두는 방법이 있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우선 울타리 두 개를 이용해 잠자는 공간과 화장실 공간을 나눈다. 화장실 공간은 전체에 패드를 깔아둔다. 혹시 실수할 수 있으니 잠자는 공간에도 패드를 하나 정도 깔아둔다.

처음에는 두 공간을 가까이 두었다 점차 간격을 떨어뜨린다. 두 공간은 문을 서로 마주 보게 하고 열어둔다. 강아지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화장실 문을 닫아뒀다 대소변을 보면 즉시 보상하고 꺼내준다. 강아지가 화장실에 가려는 신호를 보내면 즉시 화장실로 데려간 후 문을 닫아두고 대소변을 볼 때까지 기다린다. 대소변이 끝나면 즉시 보상하고 꺼내준다.

③ 8주령

8주령이 되면 화장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지만 실수를 막기 위해 화장실 주변의 3면 정도는 울타리를 쳐둔다. 화장실 가까운 곳에 보상품을 미리 준비해두고 대소변을 잘 볼 때마다 즉시 보상해준다. 즉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서 보상 간식을 찾아다니다 보면 위에서 설명한 조작적 조건부여가 형성되지 않는다.

■화장실에 울타리를 사용하는 이유

개가 패드 위에서 대소변을 보더라도 엉덩이가 패드 바깥으로 나와 대변이나 소변이 밖에 떨어질 수 있다. 울타리로 패드를 둘러싸면 엉덩이가 울타리에 안 닿게 패드 안쪽으로 들어가서 볼일을 본다. 또 울타리가 없으면 대소변을 보게 하려고 패드 위에 데려다놔도 잠시 머물다 가버릴 수 있다. 이때 보호자가 “안 돼”라고 외치면 개에게 불안감만 생긴다. 따라서 울타리를 치고 대소변을 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화장실 교육을 더욱 쉽게 한다.

■화장실 교육에 실패하는 이유와 해결책

① 실패하면 혼낸다.

- 실패해도 절대 야단치지 말아야 한다. 야단맞으면 숨어서 볼일을 보거나 변을 먹어 버린다.

② 관찰이 부족하다.

- 관찰해서 대소변일기를 써보자. 성공과 실패한 장소, 배변시기 등을 기록해두면 예측해서 대응할 수 있다.

③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다.

- 화장실 교육이 실패하기 가장 쉬운 환경이다. 성공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보통 잠자리 공간에 화장실을 함께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패율을 더 높인다.

④ 강아지의 행동범위가 제한돼 있지 않다.

- 활동공간이 넓다 보면 화장실을 찾기가 힘들어 화장실을 찾는 중에 볼일을 보게 된다.

⑤ 크레이트나 울타리를 잘못 사용한다.

- 울타리 안에 자는 공간, 밥그릇, 화장실을 함께 두면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안 보려고 최대한 참다가 꺼내주면 바로 아무 데나 가서 대소변을 본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자는 공간과 화장실 공간은 분리해야 한다. 자는 공간은 너무 넓지 않게 조성하고 크레이트나 케이지같이 지붕이 있는 것을 사용한다. 화장실용 울타리로는 냄새를 맡거나 빙빙 도는 경향을 고려해 약간 넓고 지붕이 없는 것이 좋다.

⑥ 밤중에 케이지 안에서 볼일을 본다.

-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 전 강아지를 화장실로 데려가 대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 좋다. 자고 있으면 깨워서라도 말이다. 화장실에 데려다 놓고 “쉬쉬”하면서 응원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⑦ 생리학적 특성, 신체적 질환 등이 있을 때

▲흥분에 의한 배뇨

너무 좋거나 무서울 때 어린 강아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성견이 되면 대개 없어진다. 성견이 돼서도 나타난다면 개가 흥분할 때 무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행동학적 교정).

▲마킹(소변으로 여러 군데 자신의 영역을 표시)

중성화수술을 하고 산책하러 자주 나간다.

▲분리불안

어린 강아지에서 나타나는 분리불안은 정상적인 행동이다. 특히 보호자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에 대소변을 볼 수 있다. 분리불안을 줄이려면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교육을 해야한다.

▲신장, 방광 등 신체적 질환

동물병원을 방문해 검진한다. 만일 밤새 화장실에서 괴로워한다면 방광염 등을 의심하고 즉시 24시간 동물병원에 데려가 응급처치를 받게 해야 한다. 처치 후에는 24시간 동안 병세를 세심히 살피면서 입원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양산에서 온 한 보호자는 강아지의 방광에 문제가 있는데도 방치했다가 강아지가 신장염, 방광결석 등 합병증으로 심하게 고생하기도 했다.

⑧ 학습효과가 확실하지 않아 교육방법을 자꾸 바꾼다.

- 아직 적응하지도 않은 교육방법을 자꾸 바꾸면 강아지도 헷갈린다.

■화장실 교육 시 특수상황 대처법

① 강아지가 볼일을 보면 안 되지만 자주 볼일 보는 장소에 대한 처리

▲냄새를 확실히 제거한다. ▲해당 장소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소파 위에서 대소변을 본다면 소파 위에 다른 물건을 올려놓아 접근을 막는다. ▲해당 장소에 먹을 것이나 물통 등을 둔다. ▲혹은 역으로 그곳을 화장실로 이용한다. ▲아무리 해도 그곳에서 대소변을 보려 한다면 일단 패드를 깔아 화장실로 쓴다. 이후 보호자가 원하는 장소로 화장실을 조금씩 이동한다.

② 강아지가 화장실로 착각하기 쉬운 물품

▲융단 ▲이불 ▲소파 ▲바닥에 둔 수건이나 의류 ▲현관·부엌·화장실 매트 등은 화장실 교육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때까지 이런 치워두는 것이 좋다.

오늘 소개한 방법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다른 해법이 필요하다. 이 경우 행동학전문가가 있는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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