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중성화수술’ 아직도 고민되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중성화수술’ 아직도 고민되나요?
  • 전승하 울산 강일웅 동물병원 외과원장
  • 승인 2017.11.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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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중성화수술에 대한 고민을 꼭 한 번씩 하게 된다. 대부분 ‘동물 복지차원에서 안 하는 것이 맞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단언컨대 동물 입장에서도 중성화수술은 해주는 것이 맞다. 가장 큰 이유는 질병의 예방이다. 그렇다면 중성화수술을 통해 어떤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전승하 울산 강일웅 동물병원 외과원장

먼저 수컷은 전립선비대와 같은 전립선질환, 고환종양(잠복고환이라면 발생률이 많이 증가), 만성적인 포피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암컷의 경우 자궁축농증과 유선종양이 대표적이다. 유선종양은 암컷 강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종양 중 50%를 차지한다.

자궁축농증 역시 중성화가 안 된 암컷 강아지가 특별한 이유 없이 아프다면 가장 먼저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다. 정도에 따라서는 빈혈과 패혈증 등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특히 패혈증은 조금이라도 치료가 늦어지면 위중한 상태에 처할 수 있으니 즉시 24시간 동물병원을 방문해 응급처치해야 한다. 이 경우 치료 자체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보호자는 미리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로 심적·경제적인 고통이 따를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시행하는 유선종양과 자궁축농증 치료법은 주로 수술이다. 필자는 나이 들어 상태가 좋지 않은 채로 침습적인 수술을 하는 것보다는 미리 어리고 회복력이 빠를 때 예방적인 중성화수술을 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유선종양의 수술은 문제 되는 유선을 부분적으로 제거하기보다는 혈관과 림프관이 이어져있는 유선구조상 전체 제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축농증 수술은 농이 가득 찬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두 수술은 마취시간이 길고 회복속도도 느리다. 물론 심하지 않은 자궁축농증(자궁수종, 점액종, 내막증식 등)의 경우 내과적치료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발정 등으로 인해 자궁축농증이 재발할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암컷은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경우가 있다. 동물병원을 방문한 보호자들은 ‘그래도 한번은 출산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종견처럼 꼭 출산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대수명 증가라는 차원에서 출산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접종을 해주는 것처럼 중성화수술도 위험할 수 있는 생식기질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특히 유선종양의 경우 첫 발정 전에 중성화수술을 하면 예방률이 99%에 가깝다. 하지만 발정 이후로 수술시기를 늦출수록 예방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고양이는 발생하는 유선종양 중 악성 가능성이 80%에 가까워 중성화수술이 지니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가출한 강아지와 고양이의 90% 이상이 중성화되지 않은 상태인 것을 고려하면 중성화수술을 통해 이상행동과 과민반응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가 반려동물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때로는 반려동물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중성화수술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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