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스케일링이 필요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스케일링이 필요할까?
  • 김성언 부산 다솜 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7.12.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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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앞에서 강심장인 사람도 있을까. 소름 돋는 드릴소리에 짧지만 굵직한 통증을 안겨주는 마취주사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치료받는 내내 치아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되새기게 된다. 치아 건강관리에 효과적인 시술은 바로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충치나 치주질환의 주범인 치석을 제거해준다.

반려동물도 스케일링이 필요할까? 답은 그렇다. 반려동물 역시 치석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치석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음식물을 먹다 보면 입안 구석구석 음식물 찌꺼기가 남기 마련이다. 치아 사이사이에 낀 음식물과 침, 각종 세균 등이 섞이면 플라크라는 세균막이 치아 표면에 형성된다. 이것이 딱딱하게 굳으면 치석이 되는 것이다.

김성언 부산 다솜 동물병원&고양이전문병원 대표원장

치석이 생기면 심한 악취는 물론 잇몸염증이 발생한다. 이 염증이 치아 뿌리까지 번지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치아 뿌리는 턱뼈에 깊이 박혀 있으며 위턱의 치아뿌리는 눈, 코와 매우 가깝다. 따라서 치아뿌리에 생긴 염증이 주변 조직에까지 퍼지면 눈과 코, 피부에도 염증성질환이 발생한다.

또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세균이 쉽게 혈관으로 침입할 수 있다. 세균이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심장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응급처치를 받으러 24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할 수도 있으니 치석은 절대 만만히 볼 게 아니다.

반려동물의 스케일링은 기본적으로 전신마취를 한 후 시행한다. 마취가 안 되면 스케일링 시 불쾌감으로 인해 입을 닫거나 물면서 시술을 방해할 수 있다. 대다수 보호자가 마취에 거부감이 있지만 동물병원에서는 사전에 혈액·방사선·소변검사 등을 통해 장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을 때만 마취를 진행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케일링의 중요한 이점 중 하나는 마취 중에도 세심한 구강검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단농양이나 치수염, 미세골절, 치아뿌리골절 등 숨은 질환을 찾기 위해 치과 방사선촬영을 하기도 한다. 검진이 끝나면 구강소독을 하고 스케일링을 시행한다.

그렇다고 스케일링을 무조건 자주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수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주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미국 동물병원협회는 치주염단계에 따라 1~12개월 단위로 스케일링 받을 것을 권고한다.

치석의 근본적인 예방법은 양치질이다. 양치질로 치석의 주범인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치질은 반려동물이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 사람이 쓰는 치약은 반려동물에게 매우 유독할 수 있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반려동물용 치약에는 닭고기나 해산물 향이 나며 이는 반려동물이 치약을 간식처럼 맛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반려동물이 치약을 핥아먹는 동안 보호자는 손가락으로 자연스럽게 이와 잇몸을 만지며 양치질에 적응시킨다.

반려동물이 양치질에 익숙해지면 최소 하루 한 번 이상 양치질해준다. 반려동물 양치질 팁은 ▲이와 잇몸의 경계면을 ▲45도로 칫솔을 기울여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듯 돌리면서 닦는 것이다. 양치질만 잘 해줘도 건강한 치아 덕분에 반려동물 삶의 질이 크게 올라간다. 무엇보다 치아건강은 전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호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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