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기형’은 불치병? 출산 전부터 치료하면 극복 가능!
‘선천성 심장기형’은 불치병? 출산 전부터 치료하면 극복 가능!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12.0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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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불행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법.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불행이 닥친다면 그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임신 기간 태아의 몸이 형성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가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선천성 심장기형’이다.

태아의 심장은 임신 3주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 7주 말에 완성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에라도 이상이 생기면 아이는 심장기형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대다수의 부모는 아이가 선천성 심장기형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 ‘평생 못 고치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에 죄책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선천성 심장기형은 최근 진단 및 치료기술의 발달로 출생 직후부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대부분 수술을 통해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가 산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태아센터 내원환자 분석결과 산전 상담과 교육은 질환에 대한 부모의 이해도와 치료의지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은 선천성 심장기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2007년부터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의료진이 출산 전부터 선천성 심장기형 산모와 가족을 상담하고 질환교육을 제공하는 ‘태아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태아센터에 방문한 환자를 분석했더니 출생 직후부터 치료가 필요했던 선천성 심장기형환자는 93.7%에 달했고 수술이 필요해 한 달 이내에 시행된 경우는 50.9%로 나타났다.

또 1988년부터 2003년까지 산전 진단된 선천성 심장기형 태아의 인공유산(태아가 생존 능력을 갖기 이전의 임신 시기에 약물 또는 수술로 임신을 종결시키는 시술)은 43.8%에 달했지만 태아센터를 운영한 2007년부터는 이 비율이 1.5%으로 크게 줄었다.

즉 이번 연구를 통해 ▲선천성 심장기형은 조기에 치료가 시행돼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출산 전 상담과 교육은 태아 상태에 대한 의료진과 부모의 이해도를 높여 출산 즉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게 하고 ▲유산에 대한 부모의 생각을 바꾸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센터 운영 후 환자와 그리고 의료진 간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심장기형 아이를 위한 산전관리(산부인과), 출산 직후 중환자실 입원(소아청소년과), 수술(흉부외과)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예후도 좋다”며 “이제 선천성 심장기형은 막연히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다학제 산전상담은 다른 태아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고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심층진찰(중증도가 높은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정도의 충분한 진료를 실시하는 것) 시범사업’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대한심장학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등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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