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추운 겨울에는 왜 소변을 자주 볼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추운 겨울에는 왜 소변을 자주 볼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12.06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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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겨울답게 추워졌다. 흔히 겨울에는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난다. 추운 날 야외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겨울철 소변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변량에 변화를 주는 가장 큰 원인은 수분의 양이다. 당연히 수분 섭취량이 많으면 소변량이 늘고 적게 마시면 줄어든다. 특히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이뇨작용이 있어 마신 양보다 더 많은 소변을 보게 한다. 커피나 맥주를 마셨을 때 소변을 많이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수분은 들어온 만큼 배출된다. 대부분 소변이지만 땀이나 대변을 통해서도 나간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설사를 심하게 하면 소변량이 줄어든다. 이때 우리 몸은 탈수를 막기 위해 항이뇨호르몬을 분비해 소변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 빠져 나가는 수분이 있다. 바로 호흡과 피부를 통해서다. 입김을 ‘후’ 하고 불면 따뜻하면서 촉촉한 공기가 빠져 나간다. 많은 수분이 함유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안경이나 거울을 닦을 때 입김을 사용하는 이유도 바로 날숨에 포함된 수분을 이용하기 위함이다. 피부도 호흡하기 때문에 가스교환뿐 아니라 수분도 증발한다.

이처럼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빠져나가는 수분을 ‘불감성 수분손실’이라고 한다. 그 양은 대략 30%나 된다. 이 중 호흡으로 9%, 피부를 통해 21%가 빠져나간다.

상온에서 불감성 수분손실량은 일정하지만 더운 환경에서는 보다 깊이 호흡하고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수분손실량이 증가한다. 반대로 추운 환경에서는 보다 얕은 호흡을 하면서 피부혈관이 수축해 수분손실량이 줄어든다.

즉 겨울에는 불감성 수분손실량이 적어지는 대신 잉여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결국 소변량이 늘어난다. 여름에 비해 땀 배출량이 적은 것도 소변량이 많아지는 이유다.

피부각질층의 건강상태도 수분손실에 영향을 미친다. 각질층은 표피의 최외각층으로 촘촘한 세포들로 감싸져 있다. 각질층은 외부로부터 방어작용을 함과 동시에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피부장벽이 손상됐다면 보습이 유지되지 못해 수분이 더욱 쉽게 증발한다. 불감성 수분손실량은 겨울에 줄기는 하지만 피부가 건조하다면 상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많이 긴장해도 소변을 자주 본다. 보통 이런 경우를 ‘신경인성 방광’이라고 하는데 예민한 체질의 소음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병증이다. 시험 직전 쉬는 시간이나 회사 면접 직전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지 않았는데도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든다. 특히 추우면 긴장도는 더 높아지기 때문에 겨울철 신경인성 방광 증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겨울은 콩팥의 계절이다. 콩팥이야 사시사철 제 기능을 하겠지만 특히 겨울에는 신체 내부적으로 에너지 대사와 내분비 기능이 더욱 활발해져 대사산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겨울철 소변량이 늘어나는 것은 몸이 정상적으로 대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추운 겨울,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니 걱정하지 말자.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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