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참을 수 없는 ‘치통’에 효과적인 일반약은?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참을 수 없는 ‘치통’에 효과적인 일반약은?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12.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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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슨 일 있었어?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 있어?”

아냐, 별 일 없었어. 전에 좀 문제가 있던 이가 또 말썽이네.”

밥 먹다 말고 인상을 쓰고 있는 상대를 보고 있노라면 덩달아 괴로워진다. 치통은 정말 참기 힘든 고통이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로 알려졌을 정도로 삶의 질과 직결된다. 무엇보다 한 번 나타나면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럽지만 진정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방치하기 쉬운 질환이다. 치과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에게 입안을 보여주기 싫다는 심리적인 이유로 정기검진을 잘 받지 않는 것도 치과질환을 키우는 이유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2015년 상병순위 2위로 유병률이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2015년 구강건강검진 통계결과 전체 인원의 ‘절반 정도가 치료가 필요’하며 ‘주의’ 결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치통은 유병율도 높지만 유병예비율도 높은 질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옛말에 ‘앓던 이 뽑은 것 같다’는 속담도 있듯 치통은 굉장히 참기 힘들다. 아이를 낳는 통증이나 뼈가 부러지는 통증에 비견될 정도다.

이렇게 아픈 치통은 왜 나타날까? 치통은 의외로 이가 아파서 나타나는 경우보다 구강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치통의 발생원인을 살펴보자.

■상아질과민증(치아손상)

상아질과민증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법랑질이 손상되거나 치주염으로 인해 잇몸이 약해지면서 신경이 자극받아 나타난다. 시린 느낌이 강하고 지속적인 통증이 있기보다 찬물, 바람 등의 자극이 있을 때만 통증이 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통증이 덜 느껴지는데 이는 노출된 치아가 석회질로 막혀 신경이 덜 노출되기 때문이다.

■치수염

치아 내부 깊이 있는 치수는 신경과 혈관이 풍부한 공간이다. 주로 충치 등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압통, 작열감 등을 동반한다.

■치주염

치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염증이 가벼울 때는 치통이 없지만 치근부나 뿌리 쪽까지 염증이 발생하면 통증이 나타난다.

■그 외

치아에 금이 가거나 삼차신경통, 부비동염 등도 치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치통에 도움이 되는 일반 약은 1, 3에 해당한다. 증상이 잘 완화되지 않거나 급격히 발생한 치통의 경우 신속한 치과진료가 필요하다.

■통증·염증 완화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해열진통제(NSAIDs)

치통은 참을 수 없는 통증이 가장 문제다. 따라서 당장 통증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해열진통제(이하 NSAIDs)로는 나프록센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지속효과가 길어 통증완화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나프록센 250mg는 치통이 있을 때 처음에는 2캅셀, 이후 1캅셀을 8시간 간격으로 복용한다. 단 하루 5캅셀 이상 복용하면 안 된다.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도 치통에 많이 사용한다. 이부프로펜은 4~6시간 간격으로 200~400mg을 복용하며 하루 3200mg을 넘지 않아야 한다.

덱시부프로펜은 6~8시간 간격으로 300mg을 복용하며 하루 1200mg을 넘지 않는다. 유아나 소아의 경우 나프록센은 사용하지 않으며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시럽을 사용하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주의해야 할 대상도 있다. NSAIDs는 난자의 착상을 방해할 수 있어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은 복용해선 안 된다. 수유부도 나프록센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나프록센은 체내에 좀 더 오래 남아 있어 효과는 좋지만 모유로 옮겨가 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유부는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NSAIDs를 복용 후 위장관 장애는 흔히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식후 즉시 복용하고 그래도 문제가 발생하면 의사, 약사와 상의한다. 음주가 잦거나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다.

■위장이 나쁘다면 해열진통제(Acetaminophen)

아세트아미노펜은 염증유발인자인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약해 NSAIDs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나 경미한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4~6시간마다 복용할 수 있으며 하루 500~1000mg을 복용하되 4000mg을 넘겨선 안 된다. 특히 간 독성이 있어 평소 음주가 잦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린 아이의 치통도 아세트아미노펜 현탁액을 통해 다스릴 수 있다. 위장장애가 덜 해 자다가 수면 중 나타나는 통증을 조절하기 좋다. 통증이 잘 멎지 않으면 NSAIDs 시럽을 추가로 복용할 수 있다.

■잇몸 꽉! 이가 튼튼! 잇몸질환 치료보조제

잇몸질환 치료보조제의 주요 성분은 옥수수 불검화 정량추출물, 카바조크롬, 동클로로필린이 있다.

▲옥수수 불검화 정량추출물=인사돌, 인사돌플러스로 대표되는 ‘옥수수 불검화 정량추출물’은 말 그대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기름이다. 이 안에는 식물성스테롤이라고 하는 베타시토스테롤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염증을 완화하고 치주인대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치주질환 상태에 따라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어 치과치료 후 조직 회복을 돕는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바조크롬=대표제품은 이가탄에프캡슐이다. 잇몸출혈을 방지하고 점막강화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비타민C·E가 복합돼 있어 잇몸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잇몸 출혈이 잦고 염증성질환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경우 치과치료와 함께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동클로로필린=인사돌이나 이가탄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 제제도 약국에서 많이 사용한다. 태극제약의 아로마에프캡슐이 대표적이다. 동클로로필린은 식물에 존재하는 엽록소의 주성분인 클로로필 유도체로 염증유발인자를 제어하고 항산화작용, 면역억제작용, 조직손상을 유발하는 자가분해효소를 억제해 피부손상을 막는다. 따라서 잇몸질환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동클로로필린과 함께 리소짐, 비타민C·E가 함유돼 잇몸염증을 완화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인사돌정과 이가탄에프캡슐, 아로마에프캡슐은 15세 이상 성인이 복용하며 임산부, 수유부는 복용하지 않는다. 또 인사돌은 콜레스테롤과 구조가 비슷한 약물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갑상선약인 메티마졸, 전립선비대증약, 경구 탈모약 등을 복용할 때는 시간대를 다르게 해서 복용해야 한다.

■한약제제로도 치통 다스린다? 사위탕, 청위산

동의보감에 따르면 청위산과 사위탕은 모두 치통에 사용한다고 나와 있다. 두 가지 모두 위열이 많아 치통이 생긴 경우 쓴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입을 위와 바로 연결된 부분으로 생각, 입안 염증은 위의 상태와 관련 있다고 봤다. 

두 한약제제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구강염증이 발생하거나 입 냄새가 나는 경우 평소 찬 것을 잘 먹고 열증이 심한 환자에게 사용한다. 다른 일반의약품과 함께 복용할 수도 있다.

시리다면 치약을 바꿔보자! 시린이치약

시린메드, 센소다인, 덴티가드시린이 등으로 대표되는 시린이 치약들은 치아를 코팅하고 있는 범랑질이 손상돼 신경 노출부분을 미세하게 메꿔 신경 자극을 막는다. 부드러운 칫솔로 마사지하듯 사용하면 빠른 시일 내 시리고 아픈 증상이 덜해진다.

일반 치약은 연마제가 들어있어 치아를 빠르게 손상시킨다. 따라서 평소 이가 자주 시리다면 꼭 시린이 전용치약을 사용해야한다. 물론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치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가글을 통해 입안 청결도 통증도 잡자

헥사메딘은 강력한 살균효과는 물론 지속시간이 길어 잇몸염증을 완화하고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루 두 번 사용하며 30초 정도 충분히 가글하고 뱉어낸다. 오래 사용하면 구강 내 세균 균형이 깨질 수 있고 치아나 혀 등이 착색될 수 있다. 미각이 변하거나 구강점막이 벗겨질 수도 있어 주의해서 사용해야한다.

아프니벤큐액은 가글형 구강 염증치료제다. 아프니벤큐액의 디클로페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통증과 염증을 줄이면서도 향균작용을 해 구강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루 2~3회 사용하며 1분간 가글하고 물로 입을 헹구지 않는다. 정리 장인선 기자

TIP. 생활 속 구강질환 예방법

1. 금연, 금주한다.
2. 운동한다.
3. 보철물이 불량일 경우 다시 제작한다.
4.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한다.
5.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빨리 치료 받는다. 6개월~1년 간격으로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받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6.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식사 전 간식 섭취는 피한다.
7.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질환은 치주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참고자료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일반의약품개론(신아출판사,2009)
https://kosis.kr 통계청홈페이지
http://www.hira.or.kr 건강심사평가원홈페이지.
구강보건교육 경험이 구강보건지식과 행태에 미치는 영향. 도정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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