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한 ‘난소암’ 혈액 5ml로 빠르게 잡는다?
소리없이 강한 ‘난소암’ 혈액 5ml로 빠르게 잡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12.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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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용범 교수 연구팀, 세계 최초 혈중암세포 검사 정확성 증명

여성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3대 암(자궁경부암, 유방암, 난소암). 그중에서도 난소암은 여성암 중 가장 생존율이 낮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대부분 말기에서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소암 역시 초기에만 발견하면 완치가능성이 매우 높아 꾸준한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난소종양이 의심되면 양성인지 악성인지 정확히 감별한 후 수술계획을 세워야한다. 문제는 침습적인 검사법 외에는 정확한 진단방법이 없다는 것. 기존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통한 진단법은 정확도가 낮아 참고용으로만 활용됐다.

말초혈액에서 채취된 혈중암세포의 면역염색 사진.
*(A): 기존의 면역염색법에 따른 혈중암세포 검출
*(B): 개선된 면역염색법에 따른 혈중암세포 검출
*(C): 개선된 면역염색법으로 혈중암세포와 구별되는 백혈구세포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용범 교수 연구팀은 조직검사를 대신할 정확도가 높은 비침습적 검사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미량의 혈액 채취만으로도 정확한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새로운 방식의 혈중암세포 검사를 실시했고 결국 기존 검사법보다 더 정확함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난소종양 양성·악성 감별진단의 정확도 비교.
*ROMA(난소암 위험 판별 알고리즘): 혈중 종양표지자 검사인 HE4와 CA125를 함께 사용한 난소암 위험도 판별검사로 CA-125 단독 사용보다 진단력 우수
*CA-125: 혈중 종양표지자 검사항목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난소암 위험도 판별법
*RMI(악성위험지수): CA-125 A 및 폐경여부와 골반초음파 소견을 함께 점수화해 난소암 위험도를 판별하는 검사

연구팀은 2015년~2016년 사이에 난소종양을 진단받고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KAIST 혈중암세포 연구단(단장: KAIST 조영호 교수)에서 개발한 새로운 검출기기를 이용해 5ml의 소량 혈액에서 혈중 암세포를 검출한 후 검사결과를 기존 검사법들에서 도출한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기존 혈액검사나 초음파 감별진단법이 민감도 16.7~50%, 특이도 39~65.9%, 영상검사는 민감도 83.3%, 특이도 53.7%의 정확도를 갖는 데 비해 혈중암세포 검출은 특히 병기1의 조기난소암 진단에 있어 100%의 민감도와 55.8%의 특이도를 보였다.

민감도는 질환이 있는 사람을 질환자로 판별하는 지표이며 특이도는 질환이 없는 사람을 비질환자로 판별하는 지표이다. 혈중암세포 검출의 민감도가 100%라는 것은 질환이 있는데 진단하지 못한 케이스가 한 건도 없을 만큼 정확하다는 의미로 혈중암세포 검출법이 기존 혈액검사나 초음파 소견을 통한 감별진단법이나 CT, MRI 같은 영상검사보다 더 정확한 검사임이 증명된 것이다.

김용범 교수는 “특히 초기 난소 종양의 양성·악성 감별진단에 혈중 암세포가 활용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며 “암세포 검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면역염색법과 검출기기를 연구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난소암의 조기진단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난소암 생존율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혈중암세포를 이용해 난소암을 조기 진단하는 검사법 개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온코타겟(Oncotarget)’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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