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㊴ ‘정보의 홍수 속 가뭄’ 노인 정보격차 심각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㊴ ‘정보의 홍수 속 가뭄’ 노인 정보격차 심각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12.11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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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금융, 주거 등 산업 전반에서 기술의 융합을 가져왔다. 예를 들어 종이통장은 어느덧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으로 변한 지 오래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환경은 일상생활 관련 정보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고령화로 노년층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이 쉽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는 부족하다.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이나 자율주행차 등도 주요 고객을 노인으로 두고 있지만 정작 노인들은 이를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나영 객원기자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6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일반 국민을 100으로 봤을 때 60대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약 56%, 70대 이상은 약 29%다. 스마트폰 보유율도 60대는 약 67%인데 70대 이상에서는 약 21%에 불과했다.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시니어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정보욕구가 높다. 건강이나 재정 등 관심 분야도 다양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건강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건강정보 이해능력’을 언급했다. 건강정보 이해능력이 부족하면 건강상태가 낮고 만성질환 관련 지식이 부족하면 건강관리도 잘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시복지재단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가 정보를 습득하는 데는 세 가지 장애 요인이 있다.

첫째, 노화로 인한 신체적·인지적 변화다. 시각과 청각 등 감각기능이 퇴화되고 기억력이 감퇴해 정보에 효율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다.

둘째, 사회환경의 변화다. 정보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 유통속도가 빨라진 만큼 노인이 정보를 습득하기 어려우면 자연스레 정보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셋째, 가족구조의 변화다. 핵가족화와 독거노인 또는 노인부부가구 증가로 과거보다 가족을 통한 정보습득이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정보에 소외되는 시니어를 위한 해결방안은 없을까. 그동안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이나 컴퓨터 보급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이는 노인들이 정보에 직접 접근해 배워야만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신체적·인지적 기능저하로 정보 습득이 어렵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유용성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보 자체를 노인이 알기 쉽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시복지재단은 2015년 고령친화적인 정보전달지침을 개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글과 말 전달 두 개의 영역에 각각 5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글 전달은 글자크기를 크게 하고 핵심내용을 먼저 제시하며 문의처 제공 등이 필요하다. 말 전달은 낮은 음과 적당한 속도로 말할 것 등을 제시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정보는 더 많이 필요해진다. 정보격차는 시니어의 불편함과 소외감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매체나 상점,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시니어를 고려한 글자크기나 화면구성 등이 중요하다. 고령사회에서 시니어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보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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