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㊶ 첨단기술로 노인 낙상 예방한다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㊶ 첨단기술로 노인 낙상 예방한다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12.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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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사고가 낙상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과 서울대병원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 안전사고 분석결과에서도 낙상사고가 47.4%로 절반에 달했다. 낙상으로 인한 손상은 골절이 44.2%로 가장 많았다. 나이가 들면 골밀도가 떨어지고 근육량이 감소해 골절당하기 쉬운 것이다.

이나영 객원기자

낙상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고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고령층에게 치매 못지않은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인의 ‘질병부담’ 순위에서도 낙상은 암을 제치고 처음 7위에 올랐다. 고령화로 노년층이 늘면서 달라진 순위변화다.

특히 겨울은 고령층에게 그다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넘어질까 두려워 외출을 자제하기도 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겨울에는 낙상으로 인한 65세 이상 노인 입원환자가 11%나 증가하고 길거리 이동 중 사고가 늘어난다.

그동안 노인 낙상방지를 위한 안전 가이드라인은 많이 강조돼왔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같은 첨단기술을 이용한 낙상예방제품과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기술을 이용한 낙상예방시스템이다. 보통 전자회사로만 알려진 일본의 파나소닉은 약 20년 전부터 간병 관련 사업을 통해 고령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간병 관련 4개의 회사를 통합해 자회사 ‘파나소닉 에이지프리’를 설립했다. 최근 한 보고에 따르면 이 자회사는 ‘낙상방지시스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노인 요양시설에 있는 각 방의 카메라가 찍은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인공지능은 노인의 동작을 미리 학습하고 분석하는데 만일 낙상 가능성을 감지하면 즉시 간병인에게 알려 사고를 방지한다. 이 시스템이 2019년 상용화되면 간병인의 업무 효율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본 프론테오는 인공지능기술 KIBIT을 이용, ‘낙상예측시스템’을 NTT Medical Center와 공동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환자의 의료기록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 낙상 가능성을 예측한다. 즉 간호사가 작성한 환자기록차트는 낙상 가능성을 알려주는 암묵적인 지식인 셈이다. 이 기록들을 인공지능이 학습해 낙상을 예측하면 간호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낙상 시 에어백이 자동으로 터지는 스마트벨트. 미국 액티브프로텍티브 홈페이지.

한편 넘어질 때 보호해주는 벨트형 에어백도 개발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개발중인 ‘워크(Wolk)’는 허리에 착용하는 제품으로 내장된 센서가 낙상을 감지해 에어백을 터뜨린다. 미국에서 개발된 ‘액티브프로텍티브(activeprotective)’도 넘어질 때 자동으로 에어백이 펼쳐져 엉덩이 골절을 예방해주는 스마트벨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과 SAP코리아, 스포메덱스가 낙상예방 시범사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물인터넷과 빅테이터 기술을 활용해 낙상 고위험군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예방한다는 것이다. 낙상방지기술은 고령화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이상 낙상이 고령층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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