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관절에 ‘탈’ 난 고양이가 보내는 이상신호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관절에 ‘탈’ 난 고양이가 보내는 이상신호는?
  • 박자실 부산 다솜 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7.12.29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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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을 사뿐거리면서 걸어 다니거나 오래된 집 지붕에 앉아 내려다보는 모습, 캣타워, 냉장고, 에어컨 위에서 편안히 잠자는 모습 등 고양이 하면 머릿속에 이러한 그림이 그려진다. 고양이는 관절염이 걸리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믿음은 아마도 이런 모습에서 기인하는 듯싶다.

박자실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원장

하지만 고양이도 관절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퇴행성 관절병에 걸리는 경우를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다. 고양이의 관절 내 연골은 찢어지기 쉬워 만성통증의 원인이 되고 점점 쇠약해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퇴행성 관절병 통증은 양쪽 어깨와 팔꿈치, 무릎, 고관절, 발꿈치, 허리와 골반이 연결되는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 중 92%가 퇴행성관절병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어린 고양이조차 퇴행성관절병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심해지기 전까지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게다가 강아지는 산책을 통해 걸음걸이를 잘 보여주기라도 하지만 고양이는 걸음걸이를 잘 확인할 수 없어 관절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진단수단은 고양이와 가까이 지내는 보호자의 관찰이다. 고양이는 관절이 아플 때 다음과 같은 이상신호를 보내니 반드시 기억해두자.

▲예전보다 위, 아래로 점프를 잘하지 않는다 ▲점프를 하지만 낮은 높이에서만 한다 ▲근관절이 뻣뻣해 보인다 ▲예전보다 민첩함이 떨어진다 ▲안았을 때 운다 ▲절룩거린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워한다 ▲화장실 외에서 배뇨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루밍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보호자와 상호작용하길 주저한다 ▲다른 반려동물이나 장난감과 노는 시간이 줄어든다 ▲잠을 많이 자고 운동성이 떨어진다 ▲아무 이유 없이 울어댄다 ▲이전보다 겁이 많아지거나 더 공격적이다

고양이가 위와 같은 모습을 보여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 수의사는 방사선 촬영이나 CT를 통해 진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고양이의 관절염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종류도 많지 않고 용량에 따라 신장이나 간에 독이 될 수 있어 반드시 수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따라야 한다.

특히 이부프로펜을 함유하는 애드빌이나 모트린,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하는 타이레놀, 아스피린 같은 진통제 복용은 금물이다. 이러한 종류의 약물들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이다. 만일 고양이가 아스피린을 섭취하면 급성 신부전이나 혈액성 구토가 일어나 24시간 동물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알맞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고양이가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집안환경도 개선해야한다. 화장실 입구의 높이를 바꾸거나 침대 등 높은 곳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주면 좋다.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비만은 관절염을 앓는 고양이에게는 설상가상이기 때문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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