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의 건강돌직구] 느닷없는 불청객 ‘얼굴신경마비’ 어떻게 회복할까
[김영범의 건강돌직구] 느닷없는 불청객 ‘얼굴신경마비’ 어떻게 회복할까
  •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
  • 승인 2017.12.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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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3 여학생이 2주 전 발생한 얼굴신경마비로 어머니와 함께 외래를 찾았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나이다 보니 모녀는 근심이 가득했다. 일단 얼굴신경마비에 대한 의학정보들을 제공해 안심시킨 후 재활치료에 들어갔다. 여학생이 얼굴 근육은 한 달 뒤 완전히 회복됐다.

‘구안와사’라고 불리는 얼굴신경마비는 말 그대로 얼굴신경(7번 뇌신경)에 문제가 발생해 표정이 지어지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는 질환이다. 1만명당 1~4명꼴로 발생하며 의외로 20~30대에서 발병률이 높다.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

얼굴신경마비는 외상뿐 아니라 뇌종양, 뇌출혈, 중이염, 뇌경색, 탈수초성 신경질환, 헤르페스 같은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대개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얼굴에 마비증상이 발생하면 48시간까지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마비가 최고조에 이른다. 얼굴신경마비환자 10명 중 2명은 수주 전에 감기 등 바이러스질환을 경험하며 3명 정도에서는 마비가 오기 전 귀 뒤쪽에 먼저 통증이 발생한다. 4명 중 1명에서는 마비증상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한쪽에만 마비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양쪽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드문 편이다. 이 경우 탈수초성 신경질환 등 다른 병을 의심해야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얼굴신경마비환자 2명 중 1명은 3주 정도 지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10명 중 8명은 두 달 안에 거의 회복된다. 마비가 발생한 지 일주일 안에 부분적으로라도 얼굴근육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예후는 더 좋다.

얼굴신경마비의 정도를 파악하고 진단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검사는 근전도검사다. 발병 10일 이후에도 근전도 검사결과가 좋지 않으면 회복이 더디며 후유증도 많이 남는다. 또 환자의 7~8%에서 얼굴신경마비가 재발한다. 당뇨병환자는 얼굴신경마비의 발생률과 재발률이 더 높다.

얼굴신경마비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불완전하게 회복되는 경우도 꽤 있어 발병 초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보통 항바이러스제와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발병 후 3일이 지나면 항바이러스제는 별 효과가 없다. 비타민이나 혈액순환개선제 등을 같이 복용하기도 한다.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는다면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안대를 착용하고 인공누액을 수시로 점안해 눈이 건조해지지 않게 해야한다. 또 전기자극·열치료와 함께 재활운동을 실시해 마비된 얼굴근육의 유연성과 근력을 회복해야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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