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게 연일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시기 반려견이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는 관절질환이 자주 언급된다. 이 중에서 슬개골탈구로 인해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이 무척 많다. 관절건강이 약해진 줄도 모르고 무리하다 슬개골이 덜컥 빠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겨울에는 산책을 덜 하다 보니 관절건강도 약해지기 쉽다.
슬개골(무릎뼈)은 무릎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슬개골탈구는 바로 이 슬개골이 넙다리뼈 쪽에서 내측 또는 외측으로 이탈한 것을 말한다. 내측탈구가 80%를 차지하며 이 중 20%가 양측성탈구다.
슬개골탈구는 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치와와, 요크셔테리어 등 주로 소형견에서 잘 발생한다. 후천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유전적 소인이 강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선천적인 경우 6개월이 안 된 어린 나이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슬개골탈구 1기라면 수술 없이 재활과 운동요법을 통해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슬개골탈구를 앓는 반려견 대부분이 다리를 절룩거리다가도 이내 잘 걷는 모습을 보여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슬개골탈구를 방치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변형이 악화돼 심한 경우 십자인대까지 파열될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사례가 25%나 되는데 십자인대파열이 동반되면 다리를 완전히 못 쓰게 될 수도 있다.
슬개골탈구는 증상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한다. 반려견의 슬개골탈구가 의심되면 보호자는 증상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자세히 살펴 신속하게 대처해야한다.
■ 슬개골탈구 단계별 증상
▲ 1기=임상증상이 거의 없거나 간혹 한쪽 다리를 들고 다닌다. 검사를 통해 탈구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탈구된 슬개골은 시간이 지나면 정상위치로 환원된다.
▲ 2기=탈구된 슬개골이 다시 저절로 맞춰지지만 탈구되는 빈도수가 많아진다. 이 시기부터 스키핑 게이트(줄넘기하는 듯한 보행)를 포함해 다양한 절룩거림이 나타난다.
▲ 3기=탈구된 슬개골이 저절로 맞춰지지 않으며 손으로 슬개골을 맞춰도 유지되지 않는다.
▲ 4기=슬개골이 완전히 탈구된 상태로 손으로 맞춰지지 않는다.
슬개골탈구 1기에서는 무엇보다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식이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허벅지 근육이 악화되지 않도록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근육마사지를 해줘야한다. 점프나 아파트 계단을 뛰어오르는 행위는 삼가야한다.
2~3단계에서는 수의사와 상의해 수술을 결정한다. 수술 시행 후 2주 정도 염증·통증·재활치료를 한다.
뒷다리의 외형 변화가 뚜렷하고 다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는 슬개골탈구 4단계에서는 바로 수술하기보다는 위축된 허벅지 근육과 무릎관절의 염증 및 연골 손상에 대한 재활치료를 먼저 한다. 이렇게 하면 4단계에서 3단계로 증상이 완화돼 수술 예후도 한결 좋아질 수 있다. 또 빠른 회복과 재발예방을 위해 관련 경험이 풍부한 수의사에게 수술받는 것이 좋다.
수술 후에는 관절 보조제와 관절 처방식 사료 급여를 추천한다. 확실한 회복을 위해 24시 케어 시스템이 구축된 동물병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꾸준한 산책을 통해 반려견의 관절건강을 지켜주길 당부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